국내도서 요약 

어쩌다 마흔, 이제부턴 체력 싸움이다!

저   자
서정아 (지은이)
출판사
갈매나무
출판일
2022년 12월
서   재







  • 해야 할 일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 40대 시기는 다이어트조차 제 마음대로 되지 않는 ‘몸과 마음의 격동기’라 할 수 있습니다. 생애전환기를 맞이한 여성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 이야기해드립니다.



    어쩌다 마흔, 이제부턴 체력 싸움이다


    어느 날 갑자기 무기력이 찾아왔다면 - 이제 몸과 마음의 ‘회복탄력성’을 점검할 때

    몸이 아픈 걸까, 마음이 아픈 걸까?

    몇 년 전 레바논에서 국경없는의사회 활동가로 일하던 시절 나의 주된 임무 중에는 현지인 의사가 좀 더 원활하게 진료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활동도 포함되어 있었다. 활동가가 없는 상황이 와도 의료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매일 시골 마을 구석구석의 작은 무료 진료실을 돌아가면서 방문해 현지 의사와 함께 환자를 진찰하고 처방을 내리는 일을 도왔는데, 덕분에 소아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시리아 난민 환자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중에서도 할머니가 어린 손녀를 데리고 찾아온 날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선생님, 아이가 여덟 살이 되었는데 아직도 밤에 자다가 오줌을 싸요.” 할머니의 얘기에 부끄러웠는지 작은 꼬마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사정을 들어보니 소녀의 부모는 시리아에서 탈출하다 죽고 겨우 할머니와 어린 손주 둘만 함께 레바논으로 건너와 난민캠프의 지원을 받아 살고 있다고 했다.


    검사상 특별히 신체상의 문제는 아니라는 판단으로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심리상담사인 카린에게 케이스를 의뢰했다. 카린은 말했다. “난민 어린이들에게 야뇨증은 드문 증상이 아니야. 너무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를 받은 게 소변 실수로 이어지는 거지. 일종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와 관계 있을 거라고 추정하고 있어.”


    마음과 몸은 하나다

    신체화장애와 야뇨증은 같은 증상이 아니지만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마음의 스트레스와 불안이 원인이라는 점에서는 어느 정도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불편한 마음이 몸의 증상으로 나타난 걸까?


    어떤 감정은 몸의 특정 기관이나 시스템에 영향을 미친다. 인간관계에 무력감을 느끼거나 감정을 충분히 표출하지 못하면 유방암 발병률이 올라간다. 적개심을 해결하지 못하고 쌓아둘 때는 심장발작으로 사망할 확률이 높아진다. 사회적 고립, 외로움, 상실감 등은 면역체계를 약화해 감염질환이나 자가면역질환에 걸릴 가능성을 높인다. 즉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가 호르몬과 세포에 영향을 미치고 궁극적으로 건강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말이다.


    더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이라는 개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자율신경계는 생각과 감정을 몸 전체에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크게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로 나뉘는데 눈, 눈물관, 침샘, 혈관, 땀샘, 심장, 후두, 기도, 기관지, 폐, 위, 부신, 신장, 췌장, 간, 소장, 대장, 방광, 외부생식기 등 신체 모든 기관의 신경을 통제한다. 우리 몸을 차에 비유한다면 부교감신경계는 ‘브레이크’이고 교감신경계는 ‘엑셀’이다.


    두 신경계는 우리가 어떤 생각과 감정을 느끼는지에 따라 활성도가 달라진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모든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이 두 신경계 사이의 균형이 각각 다르다는 것이다. 같은 요인에 대해서도 사람마다 스트레스를 받는 정도가 다르다는 말이다.


    교감 및 부교감 신경계 한쪽이 지나치게 우세한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 중요한 것은 둘 사이의 균형이다. 적당한 스트레스의 의해 도전받고, 또 쉬면서 그 스트레스를 회복하는 게 가장 건강한 상태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교감신경계를 너무 피곤하게 한다.


    마음속 울고 있는 아이를 안아주세요

    내 잘못이 아니었다

    사실 나에게는 잊어버리고 싶은 기억이 한 가지 있었다. 이 비밀은 수십 년을 거슬러 올라가 여섯 살 때쯤이었던 것 같다. 두 살 어린 동생과 함께 어두운 골목을 걸어가는데 어떤 낮선 아저씨가 다가왔다. 너무 어렸고 그때는 지금처럼 아동성범죄에 대한 경각심도 크지 않을 때라 경계심이 없었다. 아저씨는 나를 좀 더 으슥한 골목으로 데리고 가 성추행을 했고 동생은 옆에서 울 뿐이었다. 부모님께 말씀드렸지만, 어린아이라 아무것도 모를 것으로 생각하셨는지 그냥 달래주기만 하셨다. 결국 나 역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생활했다.


    하지만 기억은 잠재의식 속에 숨어 있었을 뿐, 사춘기가 되자 다시 나를 찾아와 괴롭혔다. 자신이 순결하지 못하게 느껴졌고 수치심은 자존감을 조금씩 갉아 먹었다. 타인의 기대치에 맞추려다 자신이 바라는 것을 놓치게 한다. 이유도 명확히 알지 못한 채 늘 내게 뭔가 부족하다 느끼며 사랑받기 위해선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모범생이 되려고 노력했지만 마음 한편에는 외로움과 공허함이 있었다.


    심리학을 공부하며 내 슬픔이 낮은 자존감에서 비롯됐으며 이것은 수치심에서 싹텄다는 것을 깨달았다. 함께 심리학을 공부하던 소수의 사람이었지만 부모님에게조차 제대로 꺼내지 않았던 비밀을 드러낸 순간부터 변화가 시작됐다. 죽는 순간까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내 눅눅하고 축축한 비밀이 다른 사람의 진심 어린 공감을 받았고, 사실은 내 잘못이 아닐뿐더러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라는 걸 알았다. 용기를 얻은 내가 좀 더 솔직하게 상처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자 어느 순간부터 그 일은 내 자존감을 갉아먹지 못하게 됐다.


    신기하게도 그 순간부터 차츰차츰 나의 꼬마는 우는 횟수가 줄어들더니 이제는 그 순간을 떠올려도 아무렇지도 않게 되었다. 덮어 둘 때는 곪아가던 상처가, 열어서 고름을 짜고 약을 바르고 기다렸더니 그저 희미한 흔적이 된 것이다. 아무것도 엎어두지 않고 ‘온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다면 반드시 마음속 울고 있는 아이를 안아주는 것부터 시작하실 바란다.


    나는 불완전한 나를 사랑한다

    오랫동안 이 분야를 연구해온 브렌 브라운 박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 해볼 것을 권한다.


    ‘사람들이 나를 (이)라고 생각하는 게 싫어요.’


    이 빈칸에 채워 넣은 게 내가 걸려 있는 수치심 그물이다. 박사는 우선 우리 자존감을 갉아 먹는 수치심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용기를 내 이것을 판단 없이 공감해줄 친구를 찾아 조심스럽게 말해보라고 조언한다. 일단 스스로가 판 동굴에서 빠져나오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마치 원한에 찼던 원혼이 무당을 통해 마음을 이해받고 그제야 이승을 떠나는 것과 같다. 그렇게 지나가고 나면 과거의 기억은 현재와 미래의 나를 괴롭히지 못한다.


    40대에 들어선 여성들은 수치심에 대한 회복탄력성을 기르기에 최적의 시작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인생을 살아오며 경험한 일을 토대로 자신의 취약성을 인정하고 수치심이 있다면 털어버릴 절호의 기회다. 수치심을 드러내면 주변 사람이 실망해 다 떨어져 나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삶이 있고, 그중 1퍼센트만 모아도 나와 비슷한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 나에게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나의 용기가 또 어디선가 수치심으로 상처받고 있는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내가 그 사실을 인정하고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수치심을 바라볼 용기가 필요하다. 내 경험상 용기는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매일 조금씩 근육을 단련하듯 용기 근육을 단련해야 한다. 그러면 어느 순간 과거에는 절대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행복을 위해 사람들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둬야 할까?

    건강한 거리두기 연습이 필요하다

    인간관계란 원자핵을 중심으로 음극을 띄는 전자들이 각기 다른 에너지를 가지고 층위를 이루며 회전하는 전자 껍질 모양과 같다. 또는 일정한 궤도를 따라 태양 주위를 도는 태양계의 행성들과도 같다. 예상했겠지만 중심에 있는 원자핵이 바로 ‘나’다. 나를 중심으로 가장 가까운 곳에 가족과 연인이 있고 그 바깥 층위에는 친구, 더 바깥 층위에는 직장 동료, 이런 식으로 점점 더 멀어진다. 필요에 따라 주변의 다른 전자로 그 자리를 채울 수도 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안정된 원자의 세계를 만들기 위해 원자핵과 전자, 전자와 전자가 각각 충돌하거나 파괴되지 않도록 일정 거리를 둬야 한다는 사실이다. 관계에서 일어나는 갈등 대부분도 건강한 거리의 균형이 무너지는 경우 발생한다. 가족과 같은 아주 가까운 관계일수록 더욱 그렇다.


    <나는 내가 먼저입니다>의 저자 네드라 글로버 타와브는 오랜 시간 관계에 대해 심리상담을 해온 전문가다. 네드라는 바운더리를 세 가지 유형으로 설명한다. 먼저 너무 거리감을 둬서 아무도 들어올 수 없게 하는 ‘경직된 바운더리’, 은희처럼 거절하기 못해 괴로워하는 ‘허술한 바운더리’, 마지막으로 타인과 감정을 교류하면서도 자신 역시 존중할 줄 아는 ‘건강한 바운더리’, 이렇게 세 가지다.


    네드라는 허술한 바운더리의 뿌리에는 어린 시절 트라우마나 건강하지 못한 애착관계가 있다고 설명하면서, 자신이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의사표시를 분명하게 하지 못하는 태도가 관계를 더욱 망친다고 지적한다.


    마흔 이후 더 행복해지기 위하여

    건강하고 행복한 40대를 맞이하기 위해 건강한 거리두기의 연습은 필수적이다. 한국 여성은 대부분 30대 중반부터 관계가 확장된다. ‘부모, 남자친구, 친구, 직장 동료’ 정도에서 ‘배우자, 자녀. 시댁·친정 식구, 직장 동료, 친구, 어린이집 선생님’ 등으로 관계의 폭이 폭발적으로 넓어지는 것이다. 문제는 나이만 들었지, 관계 속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갈등과 상실감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는 데 있다.


    특히 40대 이후 여성은 호르몬 등 신체가 변화하며 우울증과 불안장애에 노출된 확률이 훨씬 증가하는데,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관계가 있어야 이 시기를 보다 잘 지나갈 수 있다. 따라서 일상에서 나의 갈등 해결 방법이 건강한지, 나를 둘러싼 사람들과의 관계는 건강한지 되짚어보는 일은 중요하다. 가까운 거리부터 먼 거리까지, 내 주위를 둘러싼 사람들을 살펴보고 행복을 위해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게 건강한지 진지하게 고민해보아야 한다.


    꿈꾸는 여자는 늙지 않는다

    내게도 ‘꿈’이란 힘든 인생을 그래도 살맛나게 하는 단어다. 지난 삶을 돌이켜보면 앞이 깜깜해 보이지 않는 순간마다 작은 등불처럼 가야 할 길을 비춰준 건 꿈이었다. 한 발 한 발 그 빛을 따라 걷다 보면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그것

    어느 날 저녁을 먹던 중 바다에서 표류하는 난민을 구조하는 국경없는의사회 광고를 TV에서 보았다. 그 순간 ‘나도 저기 가고 싶다’라는 작은 마음의 등불이 켜졌다. 그로부터 수개월 뒤 국경없는의사회의 서류심사와 면접, 준비 과정을 모두 거친 후 병원에 사표를 냈다. 나의 첫 번째 미션지인 레바논으로 향했다.


    모든 순간이 마치 동체 시력처럼 순간순간 의미를 가지고 내 마음속에 각인됐다. 죽어가던 심장을 다시 뛰게 했다. 레바논에서 만난 죄 없이 고통받는 수많은 여자와 아이들은 작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인생을 탓한 시시한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누린 것들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할 수 있게 해주었다. 결국 꿈이었다. 꿈이 나를 위기에서 구해주고 성장시켰다.


    레바논에서 돌아와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마흔에 딸을 낳고, 늦깎이 엄마가 되어 건강상 위기가 찾아왔을 때도 나는 꿈이 주는 교훈을 잊지 않았다. 당시 나는 체력이 급속도로 떨어져 더는 국경없는의사회의 미션을 나가기 힘든 상황 때문에 약간의 산후우울증도 있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글을 쓰는 작가가 돼보자’는 두 번째 꿈을 향해 다시 일어났다. 그 열정이 새벽 다섯 시만 되면 눈을 뜨게 만들었고, 끊임없이 글을 읽고, 쓰고, 투고하게 했다.


    이 책은 내 꿈의 일부다. 누군가는 ‘작가가 되기엔 다소 늦은 나이’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꿈꾸는 사람에게 타인의 기준 따윈 크게 중요하지 않다. 나는 그 사실을 첫 번째 경험을 통해 이미 잘 알고 있다.


    “삶이란 서서히 태어나는 것이다.”


    <어린 왕자>를 쓴 생텍쥐페리가 한 말이다. 죽을 때까지 꿈을 꾸고 열정적으로 사는 여자는 서서히 태어나기에 절대 늙을 수 없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늙어 보인다면 일단 내 꿈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 무엇으로도 얻을 수 없는 생기와 싱그러움, 그리고 삶의 의미까지 선물받게 될 것이다.



    수상한 나이를 이겨낼 사소한 습관들 - 몸과 마음의 격동기를 지날 땐 호르몬부터 챙겨라!

    배가 늘 더부룩하니 살맛이 안 나요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기관

    부신은 양쪽 신장 위에 있는 아주 작은 기관이지만 생명유지에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을 만든다. 크기는 손가락만한데 안쪽은 수질, 바깥쪽은 피질로 구성되며 각각 만들어내는 호르몬도 다르다. 부신수질에서는 일명 아드레날린으로 알려진 에피네프린이 분비돼 위급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빠르게 대처하도록 혈압과 혈당, 근력을 상승시킨다.


    반면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은 우리 몸이 항상성을 유지하게끔 돕는다. 말다툼한 후 상승한 혈압과 혈당을 진정시켜 일정하게 유지하고 항염증과 면역 기능을 조절한다. 이런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부신피질호르몬이 코르티솔이다. 병원에서 알레르기나 염증을 치료하기 위해 처방하는 스테로이드를 체재에서도 생산한다고 보면 된다.


    문제는 스트레스가 너무 오래 지속될 때 생긴다. 부신도 어느 순간이 되면 지여 부신기능저하증이 생기는데, 이로 인해 성호르몬으로 전환되는 생식호르몬 DHEA 분비가 먼저 멈추고, 그다음으로 코르티솔, 마지막으로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혈압을 조절하는 알도스테론까지 분비가 멈춘다.


    코르티솔은 생체리듬에 따라 잠들기 직전 가장 적게 분비되고 새벽 세 시부터 날이 밝을 때까지 점점 분비량이 늘어나는데 야간에 깨어서 활동하면 이 리듬에 균열이 일어난다. 얼핏 문제가 산발적으로 발생한 것처럼 보일지 모르나 사실 우리 몸은 정교한 톱니바퀴처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굴러가고 있다. 그래서 항상 어느 한 곳이 망가지지 않았는지 미리 점검하고 보수할 필요가 있다. 바퀴의 작은 균열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끌어내지 않도록 말이다.



    앞으로도 꼿꼿하게 가보자고! - 자세가 무너지면 우아한 인생도 무너진다

    걸을 때 당신에게 일어나는 마법 같은 일

    이혼하고 지쳐 있던 나를 다시 살린 건 ‘걷기’였다. 지금도 10년 전 무작정 운동화를 신고 집 근처 강변을 걸었던 날이 문득문득 떠오른다. 우울하고 무기력한 기분을 떨쳐내고 싶어 일단 밖으로 나가 걷기 시작하자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침체된 기분이 경쾌한 걸음걸이를 따라 춤을 추기 시작한 것이었다.


    걷는 일에는 특별한 운동 장비도 필요 없다. 그저 자신의 속도대로 다리를 뻗으면 그만이다. 협심증 같은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도 권유할 수 있을 만큼 안전한 운동이다. 나 역시 무리하지 않고도 조금씩 체력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초반에는 조금만 걸어도 피로했는데 하루 10킬로 정도 땀 흘려 걷는 날이 생겼다. 일할 때도 활력이 생겼다. 무엇보다 진짜 변화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빠르게 걸으면 혈액 순환이 원활해지고 뇌와 심장에 더 많은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된다. 머리가 맑아지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잡념이 사라져 오로지 ‘걷는다’는 행위에 집중할 수 있다. 지친 뇌를 쉬게 해주는 것이다.


    오늘 당장 걸어야 하는 세 가지 이유

    ‘상처의 치유’. 이게 오늘 당장 걸어야 할 첫 번째 이유이다. 걷기의 즐거움을 깨달은 나는 활동 영역을 집 앞 강변에서 인근에 있는 숲으로 넓혀 트래킹을 시작했다. 원래 산과 나무를 좋아했기 때문에 숲속 트래킹은 매일 밤 강변을 왔다 갔다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매력이 있었다. 아름다운 숲을 한참 걷다 보면 왠지 모르게 숲이 나를 포근히 감싸 안고 토닥여주는 느낌을 받았다. 일종의 명상이었다.


    마음이 고요해지는 이 경험이 신기하던 차에 <니체와 함께 산책을>을 읽으며 니체도 나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니체는 매일 하루 8시간씩 숲속을 산책을 하며 지병으로 인한 극심한 고통을 삶에 대한 의지로 승화하고자 노력한 아름다운 인간이었다. 매일 숲으로 걸으며 하루에도 몇 번씩 자연과 하나로 녹아드는 기쁨을 느끼고, 명상하며, 내면의 절망과 고통을 이겨낸다. 그리고 자신만의 철학을 탄생시킨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숲속을 거닐다 보면 나무 새순이 초록빛과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몸과 마음에 천천히 스며들고, 어느 순간 내가 사라지는 것 같은 시간이 찾아온다. 나를 감싸고 있던 ‘혼돈’같은 것이 스스로 정리돼 내면의 힘 같은 것이 생기기도 한다. 이제 바로 오늘부터 걷기 시작해야 할 두 번째 이유다. 걷기는 삶에 맞설 용기 있는 마음을 키워준다.


    걸어야 할 마지막 이유는 병의 예방이다. 나는 2킬로를 겨우 걸을 수 있었던 체력에서 5킬로, 10킬로 걷기도 가능하게 되었고, 나중에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래킹, 산티아고 순례길, 250킬로 사막 마라톤에도 도전할 수 있는 건강한 몸이 되었다.


    <병의 90%는 걷기만 해도 낫는다>의 저자 나가오 가즈히로는 일본에서 오랫동안 의사 생활을 하며 여러 환자를 치료했는데, 혈압·당뇨·고지혈증 같은 생활습관병부터 치매·암·우울증·류마티스 관절염까지 병의 종류를 막론하고 가장 좋은 치료약은 ‘걷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현대인이 앓는 대부분의 병이 걷지 않는 습관에서 시작되며 결국 모든 문제는 식사와 운동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으므로 오늘부터 당장 걷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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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