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도서 요약 

화난 것도 억울한데 병까지 걸린다고?

저   자
박우희
출판사
느낌이있는책
출판일
2021년 05월
서   재







  • 화는 강력한 에너지이다. 지금 마음이 몹시 힘드니 빨리 해결해달라는 간절한 구조 요청이다. 이 신호를 잘 사용한다면 성공 에너지로, 생명의 힘으로 사용할 수 있고 잘못 쓰면 자신과 주변을 다치게 하는 독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본서에서는 화를 잘 ‘내는’ 방법과 다스리는 팁들을 소개함으로써 나 자신과 화해하고 생명 에너지를 끌어올리도록 돕는다. 또한 심해진 화병을 다스리는 한방 치료와 함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건강법, 자기애를 회복하는 갖가지 스킬을 담아 화병으로 지친 독자가 스스로를 치유하도록 이끈다.



    화난 것도 억울한데 병까지 걸린다고?


    나를 살리기도, 병들게도 하는 ‘화’

    화의 세 가지 색깔, 심화, 간화, 담화!

    우리 몸의 오장육부는 직·간접적으로 감정과 연결되어 있다. 그 중 ‘화’라는 감정을 만드는 데 직접 관여하는 장기는 ‘심장’, ‘간장’ 그리고 흔히 쓸개라고 부르는 ‘담’이다. 한의학에서는 어떤 장기에서 주로 화가 발생했는지에 따라 심화, 간화, 담화로 구분한다. 크게 보면 다 같은 화이지만 심화, 간화, 담화는 색깔이 다르며 화를 내게 되는 원인도, 나타나는 양상도 다르다.


    환자들을 봐도 심화, 간화, 담화는 쉽게 확인이 되지만 다른 장기에서 발생했을 것으로 보이는 화는 지금껏 보지 못했다. 수천 년 동안 연구 발전된 한의학에서 심화, 간화, 담화라는 말은 있어도 폐화, 신화와 같은 말이 없는 것만 봐도 심장, 간장, 담이 아닌 장기는 화를 직접 만들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음을 써서 생기는 화, 심화

    어떤 이유에서든 화를 억지로 참으면 심장이 약해진다. 좋은 일로 기뻐도 심장 에너지가 소모되는데 폭발적인 에너지인 화를 참으려면 얼마나 엄청난 에너지를 써야 할까? 결국 참다 참다 생기는 화가 ‘심화’이다.


    심화는 흔히 상상하는 ‘화’를 내는 형태보다는 ‘휴~’하는 한숨의 형태로 많이 나타난다. 심장에 화가 억눌려 있으니 답답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가슴을 치기도 한다.


    심화는 성격적으로 느긋하고 잘 참는 사람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이런 사람들은 마음속에 화가 쌓이고 있는지도 잘 모르며 그래서 더 큰 문제다. 한숨이 나오고 가슴이 답답한데도 그러려니 여기며 돌아보지 않아 화병으로 키우기 때문이다.


    화를 내게 하는 대상이 누구든 심화가 생기면 그 대상을 보기만 해도 심장이 두근거릴 수 있다. 이쯤 되면 심화가 상당히 깊어진 상태다. 더 큰 병이 생기기 전에 심화를 풀어주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사람이나 사건에 신경을 써서 생긴 이성적 화, 담화

    귀가 발달한 사람은 말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누군가 이치에 맞지 않거나 거슬리는 소리를 하면 “그게 무슨 말이야?”하며 따져 묻기도 한다. 상대방이 이해가 되도록 설명하면 괜찮지만 계속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늘어놓아 납득이 안 되면 화가 나는데, 이런 화를 ‘담화’라고 한다. 감정 자체보다는 이성적인 판단에 의해 올라오는 ‘화’여서 ‘이성적인 화’라고도 부른다. 담화는 신경을 많이 쓰거나 생각이 많아도 생긴다. 무언가에 신경이 쓰이거나 생각이 많아진다는 것은 판단하려 들기 때문이다.


    담화가 생기면 주로 머리가 아프고 잠을 못 잔다. 담은 양 측면의 머리로 연결되어 담에서 발생한 화가 머리로 올라가니 편두통이 생길 수밖에 없다. 또한 신경을 쓰거나 생각이 많아 머리가 복잡하면 잠이 안 온다. 불면이 지속되면 우울해지기도 쉽다.


    사람 때문에 생기는 감정적 화, 간화

    드라마를 보다 보면 갈등을 겪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갈등이 고조되면 서로 화가 나서 경쟁이라도 하는 것처럼 목소리를 높인다. 얼굴은 벌겋게 달아오르고 눈은 충혈된다. 심한 경우 화를 이기지 못하고 발광하거나 정신을 잃고 쓰러지기도 한다. 이런 종류의 화가 바로 ‘간화’이다. 담화가 이성적 분노라면 간화는 감정적 분노라 할 수 있다.


    간화는 세 가지 종류의 화 중 가장 확실하게 밖으로 드러나는 화여서 남들이 눈치채기도 쉽다. 화는 안에 꽁꽁 눌려 있을 때 더 위험한데 밖으로 표출되면 화병으로 진행될 위험이 많이 줄어든다. 하지만 간화가 생길 때마다 간이 격렬하게 반응하며 쇠약해지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어쩌다 한두 번 감정에 복받쳐 화를 표출하면 화가 속으로 쌓이지 않아 좋을 수도 있지만 자주 화를 내면 간이 허해지면서 화에 더 잘 반응한다. 아주 사소한 일에도 화를 잘 내는 사람들이 있는데, 대부분 너무 화를 자주 내 간이 허해진 사람들이다.


    이처럼 간화는 감정적인 화이지만 감정에 솔직하게 반응한다고 풀리는 것이 아니다. 물론 감정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내가 화가 났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다스려주어야 한다. 지금 사람 때문에 무척 화가 나 힘들다는 것만 인정해주어도 화의 기세는 수그러든다.


    화가 쌓이면 천 가지 병을 만든다

    사실 화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화를 잘 풀지 못해 쌓이기 시작하면 적신호가 켜진다. 일단 화가 쌓이면 복부 위쪽이 먼저 타격을 입는다. 화 에너지의 성질이 가볍고 뜨거워 위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불면증, 우울증, 공황장애, 역류성 식도염, 갑상샘질환, 복시, 천식 등은 화병이 원인인 대표적인 질병이다. 또한 암 중에서도 간을 포함해 간 위쪽에서 발생하는 간암, 췌장암, 폐암, 유방암, 갑상샘암 등도 모두 화병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암이다.


    결국 화는 우리 몸 전부와 마음을 아프게 한다. 화가 가볍게는 불면증부터 심하게는 암까지 유발하는 원인이 되므로 예사로 보아서는 안 된다. 그래서 스트레스, 즉 ‘화’가 만병의 원인이라는 말이 나오는가 보다. 또한 화병으로 발생한 질병들을 함께 치료해주어야 한다. 화병은 그대로 방치하고 해당 질병 치료만 하면 잘 낫지 않는다.


    화병으로 암까지 온다

    암 환자를 치료하다 보면 깨닫게 되는 것이 ‘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라는 것이다.


    암 환자들은 보통 두 종류의 스트레스 중에 하나로 암을 만난다. 하나는 살면서 겪게 된 큰 사건(사기, 배신, 상처, 파산, 억울한 사건, 외도, 이혼 등)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큰 스트레스를 받고 발병하거나, 또 하나는 오랜 시간 동안 작은 사건들이 쌓여 지속적인 만성 스트레스로 발병한다. 그래서 환자들에게 물어보면, 사실 스스로 발암의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 유발 사건을 알고 있다. 상담 중에 구체적으로 얘기하는 분들도 있고, 두리뭉실하게 얘기하는 분들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본인들이 그 일이 계기가 되었다거나, 그 사람이 계기가 되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사람은 보통 남이기도 하지만 나 자신이기도 하다.


    ‘암’은 메시지다. 내 몸이 “나 죽을 만큼 고통스러워”라는 호소이다. “나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아”라는 절규다. 그 메시지를 받아들이고 내가 나를 괴롭히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 또는 다른 사람이 나를 괴롭히는 것을 허용하고 허락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 지금처럼 살지 말라는 신호를 읽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래서 암이 왔으면 내가 지금껏 살아왔던 방식을 돌이켜보고 ‘우선 멈춤’해야 한다. 그러라고 온 것이다. 또한 암을 계기로 내 몸과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 내가 나 자신에게 무슨 잘못을 했는지 알아야 하고 그것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내 진정한 자아와 몸에게 충분히 사과해야 한다. “미안하다”라고 진심을 담아 말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내 몸과 마음이 진정으로 인정받고 사랑받는지를 내 삶에서 찾아야 한다. 그러면서 날마다 미안하다, 고맙다, 사랑한다 말하면 치유의 길로 가게 된다.


    치유에는 ‘감정’ 상태가 무척이나 중요하다. 기쁘고 감사하고 행복한 감정이 치유와 회복에 중요하기 때문에, 매일 매일의 감정을 조절하는 것은 치유의 핵심이다. 내 기분을 좋은 상태로 의도적으로 만들기가 치유의 한 방법이다. 그러려면 내가 뭘 좋아하고 내가 뭘 할 때 행복한지를 알아야 하고 그걸 날마다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암 환자는 참 고통스럽다. 암의 통증도 고통스럽고, 통증이 시작 안 된 환자도 암이라는 병 자체가 주는 공포 때문에 몸과 마음이 불안하고, 불편하고, 걱정되고, 힘이 든다. 계속 나쁜 생각이 들 수도 있고 이런저런 치료도 다 의심이 된다. 그렇게 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통증이 심해지고 증상이 더 악화된다. 항암치료로 인한 고통도 심하다. 울렁거리고 토하고, 안 그래도 식사량이 줄었는데 더 못 먹게 된다. 이럴 때 진짜 중요한 게 본인의 정신력과 생에 대한 의지이다. 그리고 가족들의 지지와 사랑이다. 환자 본인이 생에 의지가 있고 가족들의 관심과 사랑, 지지가 있으면 그래도 투병이 수월하고 치유의 희망이 보인다. 그런데 살고자 하는 의지가 꺾인 환자는 참 어떻게 하기가 어렵다. 의지가 약한 환자는 결국 가족들도 쉽게 포기하게 된다. 암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암 환자 본인의 생에 대한 의지이다.



    천인지를 알면 화가 보인다

    왜 천인지를 알아야 할까?

    사람은 저마다 타고난 DNA에 영향을 받는다. 외모부터 장기, 심지어 기질, 성격, 성향도 DNA의 영향을 받는다. 사실 질병도 DNA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부모가 암에 걸렸으면 자식 또한 암에 걸릴 가능성이 크고, 부모가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앓았으면 자식 역시 같은 병을 앓게 될 확률이 상당히 높다.


    흔히 DNA 연구는 서양의학의 전유물로 여긴다. 하지만 동양에서는 이미 수천 년 전부터 DNA를 연구해왔다. 체질, 성격, 성향 심지어는 명운까지도 타고난다고 보고 다양한 방법으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DNA를 동양의 방식으로 연구해 온 것이다. 그 결과물이 바로 명리학, 체질의학, 천인지 학문이다.


    체질의학은 몸의 질병에, 천인지는 마음의 병에 강하다

    체질의학은 이미 아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체질의학은 크게 사람의 체질을 4가지로 구분한 ‘사상체질’과 8가지로 구분한 것인 ‘팔체질’로 구분할 수 있다. 사상체질과 팔체질 모두 장부의 특성을 기준으로 하지만 사상체질이 장부의 크고 작음을 기준으로 체질을 나누었다면, 팔체질은 5장(간, 심, 비, 폐, 신)과 5부(담, 소장, 위, 대장, 방광)의 강약을 기준으로 장부를 강한 것부터 약한 순으로 배열했다는 점이 다르다.


    사실 장부의 크기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다만 장부마다 반응하는 음식군이 달라,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편안하고 불편한지를 기준으로 어떤 장부가 크고 강한지를 유추해 체질을 판단한다. 눈에 보이는 장부와 신체 구조를 기준으로 타고난 체질을 구분했기 때문에 체질의학은 질병을 고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화병, 우울증, 공황장애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생각이나 감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을 치유하려면 체질의학보다는 천인지를 알아야 한다. 물론 체질의학에서도 외모, 성격, 감정 등의 특징을 구분한다. 예로 태양인은 사회성이 좋고, 독창적이고 추진력이 강하고, 태음인은 신중하고 게으른 편이고, 소양인은 급하고 싫증을 잘 내고, 소음인은 온순하고 세심하다는 식이다.


    생각, 감정, 말은 성격 혹은 성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타고난 성격, 성향, 기질 등의 본성은 천인지로 봐야 정확하다. 체질의학이 장부의 크기를 기준으로 구분하는 것이라면, 천인지는 경락을 기준으로 본성을 구분하는 학문이다.


    경락은 우리 몸에 필요한 생명 에너지인 기혈(氣血)을 운반하는 통로이다. 이 경략을 타고 흐르는 기(氣)는 성격, 성향, 기질을 형성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물론 경락은 오장육부와도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오장육부에서 파생하는 육체적 질병을 치료하는 데도 경략을 많이 활용하지만 생각과 감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데 더 효과적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생각과 감정은 경락을 타고 흐르는 기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천인지는 경락으로 구분한다

    천인지는 우주를 구성하는 원리이다. 천은 하늘 혹은 무한한 ‘우주 공간’을 의미한다. 천에 대응하는 것이 지로 지는 ‘땅’이다. 그리고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사람이 인인데, 사람만이 아니라 ‘만물’도 다 인에 속한다. 결국 우리 조상들은 우주가 천, 인, 지 3가지의 요소에 의해 구성되고 움직인다고 본 것이다.


    우리 몸을 천인지로 구분하는 기준은 ‘경락’이다. 경락은 간단히 말하면 생명 에너지가 다니는 길, 통로라고 할 수 있다. 경락과 혈관을 동일한 것으로 착각하는 분들이 있지만 둘은 다르다. 경락 역시 혈관처럼 우리 몸 구석구석을 촘촘하게 연결해주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 혈관은 눈으로 볼 수 있지만 경락은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길이다.


    경락의 의미는 단순하지 않다.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길이나 통로와 같은 선의 개념으로 표현했지만 사실 경락은 우리 몸을 꽉 채우고 있는 물줄기와도 같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12경락은 큰 통로만 그려놓은 것이고, 그보다 작은 경락들이 빼곡하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연결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12경락은 저마다 주관하는 신체 부위가 달라 어떤 경락이 발달했는지에 따라 체질과 성격, 기질이 차이가 난다. 가장 정확하게 천인지를 구분하는 방법은 천경락, 인경락, 지경락의 길이를 다 재서 전체 경락 길이 중 각각의 천인지 경락이 차지하는 비중을 알아보는 것이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경락이 본성을 결정하는 경락이 된다. 예를 들어 천경락이 가장 발달해있으면 본성은 ‘천’이 되는 식이다. 하지만 실제로 경락의 길이를 재기는 어렵다. 다행히 12경락은 몇 개 경락을 빼면 대부분 얼굴까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얼굴만 봐도 70~80% 정도는 천인지 구분이 가능하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사람에게는 천인지가 모두 있기 때문에 얼굴 특성만으로는 구분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말과 습성, 평소의 행동을 보면 분명해진다. 천인지 진단은 얼굴이 기본이지만 말, 행동을 파악해야 정확하다.



    천인지는 화가 나는 이유가 다르다

    천은 꾸역꾸역 참고 양보하다 화병이 생긴다

    천은 착하고 순수하다. 너무 착해서 다른 사람이 부탁하면 거절을 못 한다. 분명 부탁을 들어줄 수 없는 상황인데도 차마 ‘No’라는 말을 못 해 ‘Yes’라고 말한 후 감당이 안 돼 애를 먹는 일이 흔하다. 거절은 못하고, 감당은 안 돼 전전긍긍하다 스트레스가 쌓여 화병이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천은 잘 참는다. 억울한 일이 있어도 참고,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미련할 정도로 참고, 또 참는다. 사실 천은 기본적으로 감정에 무딘 편이다. 아니 그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데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다. 한 박자 늦게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스스로 뒷북을 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참느라고 화가 쌓여도 어지간히 쌓이기 전까지는 화가 쌓이는 줄도 감지하지 못한다. 고작해야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힘들다’ 정도로 느낄 뿐이다. 자기감정에 무디다고 상처를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천은 마음이 여려 상처를 잘 받는다. 그럼에도 참는 게 일상이라 상처를 받아도 내색하지 않다 곪을 대로 곪은 상태에서 터지는 경우가 많다.


    인은 할 말을 못 할 때 화가 쌓인다

    인, 특히 감성형 인들은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도 잘 읽는다. 소리에 민감한 인은 목소리를 듣고 감정 상태를 알아차린다. 소리를 듣고 분별하는 것과 감정을 파악하는 능력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인들은 소리를 듣고 분별하는 것 못지않게 말하는 것도 좋아한다. 하고 싶은 말은 해야 하는데, 사회성이 발달한 인들은 이런저런 상황을 고려해 할 말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인은 사리분별을 잘하기 때문에 누군가 이치에 안 맞는 이야기를 하면 거슬려 한다. 하지만 인들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읽고 배려심도 많은 편이어서 할 말을 속 시원히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사람들 간의 관계나 상대가 받을 상처를 생각하며 말을 가슴에 품는다.


    인들은 감성적이기도 하지만 논리적이고 이성적이다. 서로 의견이 맞지 않을 때 합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상대방을 설득한다. 그런데 도통 남의 말을 듣지 않고 무조건 자기 고집만 피우는 사람과 말하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지는 자기 마음대로 못할 때 화가 폭발한다

    지는 자기주장이 강하다. 자기주장이 강하다고 다 남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지의 경우는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의 의견보다 자기감정이 중요하다. 모두가 ‘예’라고 해도 혼자서만 ‘No’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지다. 지 중에서도 눈이 크거나 얼굴 면적이 넓은 면위주 지는 수용성이 있어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경우가 많다.


    지는 자기주장이 강한 것만이 아니라 실행력이 강하다. 누가 뭐라 해도 뚝심 있게 밀어붙이며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꾸준히 실행해 끝내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눈에 보이는 결과물들을 만들면서 존재감을 느끼는 것이 지의 특성이다.


    이런 지이기에 지는 주로 자기 마음대로 못 할 때 화가 난다. 스스로 계획한 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아도 화가 나고 기대했던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못 견뎌 한다. 게다가 다른 사람들조차 자기 뜻대로 움직여주기를 바란다.


    화는 경락을 따라 순환한다

    화병, 불면과 우울, 공황장애는 모두 인경락의 병이다

    화병은 대부분 인경락에서 생긴다. 오장육부 중 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장기가 심장, 담(쓸개), 간인데 심장을 제외한 담과 간이 연결되어 있는 경락이 인경락이기 때문이다. 심화, 담화, 간화 중 담화와 간화가 인경락에서 시작되니 화병은 곧 인경락의 병이라 해도 무리가 없다.


    인경락에서 시작된 화병은 시간이 지나면 불면을 동반한다. 화가 나서 잠을 이루지 못한 밤들이 이어지면 우울증이 생기고, 우울증은 또다시 불면을 가속화시킨다. 그야말로 화병, 불면, 우울증의 악순환이 반복된다.


    화병, 불면, 우울의 뿌리는 인경락을 대표하는 족소양담경에 있다. 화가 깊어져 화병이 되었다는 것은 이미 족소양담경의 에너지가 약해졌음을 의미한다. 그런데다 불면과 우울까지 겹치면 족소양담경의 에너지는 더욱 약해져 끝내 공황장애를 부른다.


    인경락의 병이 지경락으로 넘어가면 중독에 빠진다

    화병, 불면, 우울증, 공황장애를 앓는 사람 중에는 술이나 게임 등 무언가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일종의 중독인데 무엇에 중독되었든 중독 증상이 나타나면 인경락에서 시작한 병이 지경락으로 넘어왔다고 봐야 한다.


    인경락이 병들었을 때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병이 다른 경락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인경락의 병이 어지간히 깊어지기 전에는 소극적이다. 적극적으로 화를 풀어 화병과 불면, 우울증, 공황장애를 치료하기보다는 당장 고통을 잊게 해줄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다. 그것이 무엇이든 잠시라도 고통을 덜었다면 계속 반복하게 되고, 중독에 이른다.


    가장 좋은 방법은 중독에 빠지지 않는 것이지만 이미 인경락에서 지경락으로 병이 넘어왔다면 바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초기에 치료를 시작할수록 빨리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지경락을 넘어 천경락까지 가면 위험!

    중독이 깊어지면 현실과 가상 세계의 경계가 모호해지기 쉽다. 현실의 경계가 무너진다는 것은 병이 지경락에서 천경락으로 넘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천경락에 병이 든다는 것은 현실과의 단절, 세상과 등지는 것을 의미한다. 한 마디로 정신세계에 병이 드는 것이어서 매우 위험하다. 인경락이 병들어 생긴 화병, 불면, 우울증 등을 제때 잘 치료하지 못하면 지경락까지 병들어 결국 중독으로 이어지고, 중독이 심화되면 천경락까지 번져 현실과 동떨어진 채 쾌락에만 탐닉하는 상태가 된다. 인경락에서 시작한 병이 지경락을 넘어 천경락까지 가면 병을 치료하기가 아주 어려워지므로 화병이 인경락에 머물러 있을 때 치료하는 것이 최선이다.


    천인지의 차이, 기능으로 보면 더 잘 보인다

    천인지 기본 속성이 차이의 핵심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한의학 문헌에서 언급한 천인지의 내용은 간단하다. 즉 ‘천은 일영성(一靈性)과 삼시성(三時性)을 갖고, 인은 삼혼성(三魂性)과 이화성(二和性)을 갖고, 지는 칠규성(七窺性)과 일기성(一氣性)을 갖는다’는 것이 전부다. 이를 토대로 천인지를 연구하고 확장하면서 오늘날의 천인지 이론이 정립되었다.

    좀 더 간단하게 설명하면 천은 영성이어서 보이지 않은 가치적인 것을 추구하고 감각하는 에너지, 지는 눈에 보이는 물질적인 것을 감각하는 현실적인 에너지, 인은 천과 지 사이에서 중심을 잡고 조화를 이루는 에너지라 말할 수 있다. 천인지 각각의 모든 차이는 이 기본 개념에서 확장된 것이라 보면 된다.


    생활 속에서 나타나는 천인지 기능의 차이

    천은 가치를 추구하고 지는 현실에 충실하며 인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한다. 천의 일영성은 무한해서 천은 아주 크고, 멀고, 높은 것을 추구하는 에너지이다. 그래서 꿈과 가치는 천에 속한다. 지는 눈에 보이는 감각인 칠규성이 핵심 속성이라 현실이 중요하다. 꿈보다는 현실에서 결과를 봐야하기 때문에 현실에 충실하다. 인은 삼혼성과 이화성이 핵심 속성으로 꿈을 현실로 연결시키는 역할을 한다. 천의 꿈을 지의 현실에서 이뤄내기 위한 모든 과정이 인에 속한다.


    사람을 볼 때도 천인지가 작동한다. 우리가 사람을 처음 볼 때는 앞을 먼저 본다. 뒤를 먼저 보지 않는다. 앞은 지에 해당한다. 경락 중에서 몸 앞쪽에 있는 경락들이 지경락인데, 에너지는 대부분 지경락부터 흐르기 때문에 앞부터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앞에 있는 얼굴을 보고 그 사람의 첫 인상을 판단한다.


    하지만 앞모습이 그 사람의 전부는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뒷모습도 보고 옆모습도 보게 된다. 경락 중에서 옆모습은 인경락, 뒷모습은 천경락이 주관한다. 처음에는 그 사람의 현실적 능력, 외모를 보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언어와 행동을 보고 그 사람의 인간성과 감정 등 인에 해당하는 모습을 본다. 또한 더 깊게 들어가서 그 사람이 추구하는 가치와 꿈, 즉 천의 모습을 보게 된다. 앞인 지의 모습뿐만 아니라 옆인 인의 모습, 뒤인 천의 모습까지 다 봐야 그 사람을 다 봤다고 할 수 있다.


    천인지는 감각하는 영역도 다르다. 얼굴을 보면 천경락은 눈, 인경락은 귀, 지경락은 코와 입과 연결되어 있다. 사실 눈은 천인지 모두 연결되었지만 천경락이 가장 확실하게 연결되어 있고, 귀는 천과 인에 연결되었지만 인이 메인이다. 입과 코에는 지만 연결되어 있다. 천과 인은 없다. 하지만 얼굴을 공간적으로 구분했을 때 코는 눈과 입의 중간이어서 인의 영역에 속한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빛을 감각하는 눈은 천, 소리를 감각하는 귀는 인, 냄새를 감각하는 코는 인과 지, 맛을 감각하는 입은 완전히 지의 영역이다.


    천인지를 공부할 때 스승님은 세상의 모든 것을 천인지로 보라고 하셨다. 스승님의 가르침대로 십수  년 동안 모든 것을 천인지 관점에서 보면서 우리의 삶 자체가 천인지라는 것을 확인하곤 했다. 여기서는 몇 가지 예를 통해 천인지의 기능을 소개했지만 천인지 기능의 핵심적인 특징을 이해하고 세상을 보면 더 많은 천인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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