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도서 요약 

아들 취급 설명서

저   자
구로카와 이호코 (지은이), 김성은 (옮긴이)
출판사
황금부엉이
출판일
2023년 02월
서   재







  • 뇌과학을 안다면 아들 육아는 훨씬 쉽고 즐거워집니다. 닦달하지 않고, 언성을 높이지 않고 즐겁게 아들을 키우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뇌 성장 과정의 각 단계를 아들에게 직접 적용해서 성공한 내용을 들려드립니다.



    아들 취급 설명서


    남자의 뇌를 배우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공간 인지’를 우선시하는 뇌 유형으로 태어난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가 그렇다. ‘공간 인지 우선형’이란 자연스럽게 멀리까지 보고 공간의 거리를 측정하거나 사물의 구조를 인지하는 신경회로를 우선하는 뇌 사용방식을 말한다.


    이에 반해 대부분의 여자들은 ‘커뮤니케이션’을 우선시하는 뇌 유형을 가지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우선형’이란 가까이 있는 대상에 신경을 집중하고 눈앞에 있는 사람의 표정이나 행동에 반응하는 신경회로를 우선하는 뇌 사용방식이다.


    사람들은 대게 두 가지 방식을 섞어서 사용하지만 순간적으로 어떤 것을 먼저 사용하느냐, 무의식적으로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는 것은 이미 정해져 있다. 각자 자주 사용하는 손이 있는 것처럼 모든 두뇌에도 ‘자주 쓰는 회로’가 있다. 생명과 직결된 일이 닥쳐 ‘순간적’으로 판단해야 할 때 잠시라도 머뭇거리면 목숨이 위험해진다. 그래서 두뇌는 무심결에 자주 사용하는 회로를 따로 정해두는 것이다.


    남자들의 ‘벌여놓기 병’

    남자들은 순간적으로 멀리 있는 목표에 집중한다. 씻으러 들어가면 욕조만 눈에 들어오고, 볼일이 급하면 변기만 보인다. 그래서 주방에 가면서 눈앞에 있는 컵을 싱크대로 옮겨 놓거나 조금 전에 벗어놓은 셔츠를 빨래바구니에 넣을 생각을 조금도 하지 못한다. 그 결과, 벗어놓거나 올려놓는 식의 행동을 벌여놓고 그냥 내버려두는 버릇이 생겼다. 아무리 주의를 주고 잔소리를 해도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이는 남자가 하고자 하는 의욕이 없어서가 아니다. 순간적으로 ‘먼 것’을 선택하는 뇌의 엄청난 재능 덕분이다. 이런 순간적인 접속 기능 덕분에 남자들은 사냥을 잘한다.


    사람이 집중해서 주시할 수 있는 시각 범위는 눈앞에 있는 ‘엄지 손톱’ 크기라고 한다. 멀리 있는 사냥감을 주시할 때는 당연히 코앞에 있는 것이 보이지 않고 보고만 있을 수도 없다. ‘저 멀리 있는 사냥감을 잡아야지’하고 마음먹으면 ‘발 언저리의 장미꽃이나 딸기’에 신경이 팔려서는 안 된다.


    남자는 목표에 깔끔하게 접속하고 그것을 잊지 않고 기억한다. 이런 시각 습관은 사고방식과 말투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목표 의식이 높고 객관성을 가질 때 나타나는 장점은 셀 수 없이 많다. 자연계열 교과목은 이런 센스가 있어야 즐겁게 배울 수 있다. 사회에서도 이런 능력이 뛰어나면 좋은 평가를 받는다. 이런 능력은 잘나가는 사업가의 요건이기도 하다.


    물론 여자도 이런 식으로 뇌를 사용할 수 있다. 커리어우먼은 물론 살림을 잘하는 주부 9단은 이런 능력을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남은 재로로 맛있는 음식을 재빨리 해내’거나 ‘절묘한 수납 시스템을 고안하여 깔끔히 정돈’하는 베테랑 살림꾼들이 가뿐히 집안일을 해내는 것은 뇌의 ‘먼 곳’과 ‘가까운 곳’을 적절히 섞었을 때 나오는 필살기다.


    이런 집안일이야말로 인공지능 중에서 가장 높은 최상위 레벨이다. 바둑 고수를 이기는 것보다 베테랑 주부 되는 것이 훨씬 어렵다. 매일 집안에 발 디딜 곳이 있음을 진심으로 감사해야 한다.


    단점을 없애면 장점도 사라진다

    남자들은 먼 곳을 보는 능력을 발휘하여 들판을 가르고 숲을 헤치며 적과 싸우고 가족을 지키고 자손을 남겼다. 수학이나 물리학 분야에서 새로운 발견을 거듭하며 다리를 놓고 건물을 세우고 우주에도 날아갔다. 그러나 ‘가까운 것을 보는 능력’은 허술해서 우수한 남자의 뇌일수록 집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듯하다. 그저 ‘멍 때리면서 벌여놓기 잘하는 남자’로 보일 뿐이다.


    두뇌가 육아 모드로 전환되면 ‘인생 최고로 자잘한 것까지 생각이 미치는 초예민 상태’인 엄마 뇌의 입장에서는 벌여놓기 대장의 흔적이 너무도 신경 쓰여서 어찌할 바를 몰라 한다. 그러니 당연히 ‘이렇게 해라’, ‘서둘러라’, ‘얼른 해라’, ‘왜 안 하냐’라고 다그치게 된다. 그렇다고 ‘가까운 곳을 주시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 신경 쓰는’뇌 사용법을 강요하면 남자아이는 차츰 먼 곳을 볼 수 없게 되어 ‘우주까지 닿을 모험심이나 개발 능력’같은 장점도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하나를 키우면 하나가 못 큰다. 이것이 뇌의 정체, 즉 감성 영역의 특성이다. 단점을 완전히 없애려 하면 장점 또한 줄어든다. 아들에게 남성다운 뇌를 심어주고 싶다면 약점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 이유로 우선은 아들 인생에 자주 찾아오는 ‘멍 때리기’와 ‘벌여놓기’를 체념해야 한다. 이것이 아들 사용법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아들 육아 법칙 제1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들을 위해 다소 엄격히 훈육하는 자세는 괜찮지만 여자의 뇌를 기준으로 삼고 그렇게 못한다 해도 격분하지는 말자. 아들이 행동하지 않는 것은 의욕이 없어서도, 생각이 없어서도, 인간성에 문제가 있어서도 아니다. 그저 몰라서 못하는 것뿐임을 가슴 깊이 새기자. 아울러 남편이 하는 멍 때리기와 벌여놓기 버릇도 인정하면 가정생활이 편해진다. 남자와 산다, 남자아이를 키운다, 이 말은 ‘남자의 뇌’의 장점에 반한 나머지 단점은 허용한다는 뜻이다.



    ‘살아가는 힘’을 키우는 법

    힘들이지 않고 인내심을 기르는 방법

    강인한 인내심은 언제 가르쳐야 하나? 엄하게 훈육하지 않으면 세상물정도 모르고 자라는 것은 아닐까? 이런 의문이 들 것이다. 그렇다. 분명 신경 써야 한다. 인생에는 암흑, 곧 어두운 면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나는 아들에게 다양한 ‘모험 판타지’가 담긴 책, 영화, 게임을 던져줬다.


    ‘스토리텔링’은 행복한 육아를 위한 필수 조건이다. ‘이야기’는 힘들이지 않고 뇌의 인내력을 길러주고 사명감을 유발하는 감사한 아이템이다. 그래서 ‘응석 받아주기’는 독서와 세트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남자아이는 10~13세에 반드시 모험 판타지를 경험해야 한다. 이야기에서는 대부분의 주인공이 잔혹한 운명 때문에 위험에 처하고 많은 실패를 경험한다. 싸움에 지거나 낙오해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 적에게 복수하고, 세상을 구하고, 사랑과 신뢰, 명예를 얻는다. 여러 종류의 모험 판타지를 접하고 나면 세상의 험난함을 제대로 깨닫게 된다. 사명감이나 인내의 경이로움도 깨우친다. 물론 책 이외에도 영화나 드라마, 게임에도 모험 판타지가 가득하니 어떤 종류로든 한 번쯤은 즐겨보면 좋다.


    문자 정보를 이미지로 전환시키는 독서는 뇌를 두루두루 자극하며 성장시킨다. 그래서 독서를 기본으로 하고 점차 영상으로 확장하는 방식을 추천한다. 바둑이나 장기는 추상적이지만 뇌에는 모험 판타지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러니 바둑에 집중하는 아이에게는 억지로 독서를 시키지 않아도 된다. 물론 어느 정도는 책과 함께하는 것이 필요하다. 반상을 좌우하는 전략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만 9~12세는 뇌가 신경섬유 네트워크를 비약적으로 늘리는 시기로, ‘뇌의 황금기’라고 불린다. 뇌내 신경섬유 네트워크는 머리가 좋고, 운동 신경이 좋고, 예술, 커뮤니케이션, 전략 능력 등 모든 기능이 좋은 상태가 되는 근원이다. 신경섬유 네트워크는 자는 동안 깨어 있을 때 겪은 경험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체험과 수면이다. 일상생활에서 체험이란 천편일률적이라 한계가 있다. 평범한 초등학생이 죽음의 계곡을 건너거나 해적에게 습격당하거나 요정 여왕을 만나거나 드래곤에 올라탈 일은 없다. 그러나 판타지의 문을 열면 모든 불행과 좌절, 그것을 극복할 지혜와 용기가 넘쳐난다.


    다시 말해 독서는 ‘뇌에 체험을 전달하는 행위’이다. 책을 읽는 아이의 뇌에 입력되는 내용은 책을 읽지 않는 아이에 비해 몇 배나 많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일은 뇌 성장에 가장 중요한 정석이다. 판타지 장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이라면 역사물이라도 좋다. 주인공이 현실과 다른 세상에서 모든 좌절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남자아이의 뇌에 많이 전해주자.


    책을 좋아하는 아들로 키우는 법

    만 9세 아들에게 판타지 책을 읽히고 싶다면 그 전에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만들어야 한다. 책일 싫어하는 아이에게 억지로 책을 읽혀봤자,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내용도 머릿속에 입력되지 않는다. 독서의 의미가 없는 것이다.


    책을 좋아하게 되는 길은 안타깝게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갓난아기 때부터 시작하되 가장 먼저 그림책과 만나게 해야 한다. 책을 읽는 행위는 상당히 귀찮고 지루하다. 책장을 넘기고, 글자를 읽고, 문자 기호를 의미로 전환하고 소화한 다음에 이미지로 만든다. 몸과 머리가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 작업이다.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읽기 전에 겁이 나거나 경우에 따라선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본능적으로 책은 재미있다고 생각하고 계속 읽게 된다. 그래서 이른 시기에 ‘책 읽기는 재미있다’라고 뇌에 각인시키는 작업이 중요하다. 이런 각인 과정은 바로 그림책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림책을 넘기면 생각지도 못한 세상이 펼쳐지고, 그것은 잠재의식에 저장된다.


    갓난아기에게는 그림이 비교적 단순하고 방긋방긋, 첨벙첨벙, 꽉 같은 밝고 짧은 의성어나 의태어가 들어간 그림책이 좋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책장을 넘기며 즐거워하고 재밌는 단어를 여러 번 읽고 웃어보자. 이렇게 시작한 독서를 서서히 스토리가 있는 이야기책으로 옮겨보자.


    책을 좋아하는 척 연기하라

    반항기에 들어선 아들을 옆에 끼고 앉아 그림책을 읽어주는 일은 난이도 최상에 해당한다. 만약 내 아들이 만 8세가 지났고 ‘책을 읽지 않는 아이’라면 이 뒤늦은 상황을 되돌릴 방법은 단 하나밖에 없다. 부모님이 책을 즐겁게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억지로 들이대지 말고 굉장히 자연스럽게 행동해야 한다.


    아이가 눈에 띄는 장소에서 부모님은 휴식을 즐기며 책을 읽는다. 베갯머리나 거실에 책 몇 권을 쌓아둔다. 이때 책들 사이에 판타지 소설을 섞어놓는다.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면 맛있는 음식을 권하듯 그 책을 보여준다. “엄청 맛있거든. 조금만 먹어볼래?”처럼 “굉장히 재미있는데 조금 읽어볼래?”라고 자연스럽게 책을 권한다.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해리포터≫ 시리즈는 백발백중이다. 우리집 아들의 추천작은 조나단 스트라우드의 ≪바티미어스≫ 시리즈다. 어른도 빠져들 정도로 재미있다.


    “우리 아이는 책을 안 읽어요.”라고 토로하는 집에는 아마도 책이 적고 부모님이 아이 앞에서 책을 잘 안 읽을 것이다. 음악가 집안 아이가 자연스럽게 악기를 만나고 음악을 사랑하듯이 책을 좋아하는 것 또한 자연스럽게 책을 접하는 가정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나는 전자책 보급에 회의적이다. 전자 단말기가 발달한 현대 사회에서 성인이 그 기기로 책을 읽는 것을 부정하진 않는다. 그러나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책을 만나려면 책이라는 실물이 필요하다. 종이를 만지는 감촉도 어린아이의 뇌를 자극한다. 종이책은 절대 없어져서는 안된다.


    책은 뇌를 자극하는 최고로 좋은 인테리어다. 책을 늦게 접하는 아이를 위해 부모가 책을 좋아하는 척 연기하는 배우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시험해보자.



    의욕을 키우는 법

    남자의 뇌는 목표가 있어야 살기 편하다

    남자아이에게는 목표 아니면 롤모델이 필요하다. 초등학교나 길거리에 위인들의 동상이 있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동상과 같은 롤모델을 보며 ‘이렇게 훌륭한 사람이 되자’라고 마음먹으면 남자의 뇌는 안심하게 된다.


    덧붙이자면 여자의 뇌는 과정을 순수하게 즐긴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것, 시험이나 소풍, 운동회에 집중하는 사이에 시간이 흐른다. 좋아하는 남자아이를 만나러 가는 동기만으로도 충분히 학교에 다닐 만하다. 그래서 무심결에 ‘훨씬 먼 미래의 목표’를 아들에게 심어주는 일을 잊어버리기 쉽다. 이는 아들의 엄마로선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왜냐하면 남자의 뇌는 목표가 멀고 높을수록 현재를 즐겁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오타니 쇼헤이 같이 유명한 야구선수가 되겠다는 멀고도 높은 목표와 의지가 있다면, 오늘 해야 하는 스윙 연습 천 번을 견딜 수 있다.


    목표가 커야 하는 이유

    아이가 구구단을 외울 때의 일이다. 2단을 끝내고 한숨 돌리던 아이에게 “이제 3단 하자.”라고 말하자 갑자기 풀이 죽으며 “이거 다 끝난 거 아니었어?”하고는 고개를 푹 숙였다. 이것 봐라, 이런 것이 남자의 뇌다. 다 왔다 생각했던 지점이 진정한 목표점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의욕이 확 꺾인다. 너무 쉬운 목표를 정하면 달성할 때마다 의욕이 계속 떨어지게 된다. 그러니 남자아이의 목표지점은 멀고 커야 한다.


    여자아이라면 장미를 꺾은 다음에 “어머, 튤립도 있네.”하고는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다. 2단을 다 외우고 폭풍 칭찬을 받은 다음 “뭐야, 3단도 있었네? 그럼 다시 시작해야지.”라고 시도할 수 있다. 아마도 9단까지 하고 사실은 10단도 있다는 말을 듣는다 해도 여자 아이는 그리 충격을 받지 않을 것이다. 여자들이 앞을 가늠할 수 없는 위기 상황에서 강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진, 홍수, 산사태와 같은 자연재해에서도 여자들이 가장 열심히 움직이고 마을이 붕괴되어도 “어쨌든 저녁밥을 짓자.”며 일어설 수 있는 행동력은 여자 뇌의 가장 큰 장점이다.


    남자의 뇌는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어둠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살아갈 기력조차 잃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 물을 끓일 준비를 하는 여자가 옆에서 땔감을 주워 오라고 엉덩이를 토닥이며 떠밀어주는 행동이 중요하다. 충격에 휩싸인 남자를 그냥 두지 말자. 특히 아들을 둔 엄마라면 말이다.


    아이에게 구구단의 끝은 3단이 아니고 9단까지 있다고 알려주자, 아이는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진 얼굴을 했다. 그 표정을 보며 수확에 관한 아들의 목표지점을 훨씬 멀리 두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뭘 그렇게 놀라? 사실 더 많은데, 곱셈이 끝나면 그 다음은 나눗셈을 배워야 해. 그리고 분수랑 음수가 나오고 인수분해, 벡터, 미분이랑 적분. 네가 자연계열 대학원까지 간다고 치면 거의 17년동안 수학이랑 함께 지내야 해. 그런데 거기까지 가야 우주를 알 수 있어.”


    2단에서 꺾여버린 아들에게 분수에서 미분, 적분까지 말하다니. 아들은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종잡을 수 없었겠지만, 지금 외우고 있는 구구단이 앞으로 가야 할 먼 길을 위한 작은 걸음에 불과하다는 사실만은 확실히 알게 된 것 같았다. 아이의 얼굴에서 절망이 사라지고 희망의 빛이 보였다. 그 후 수학을 할 때만큼은 “또 해? 왜 해?”같은 말을 하지 않았다. 문제를 풀 때마다 묵묵히 시간을 들여 풀었고, 대학원에서 물리학을 전공하여 자신의 언어로 우주를 이야기할 수 있는 남자가 되었다.


    의욕이 없는 것이 아니라 목표점이 너무 가깝다

    아들을 키울 때는 목표를 멀리 잡아야 한다. 미리 목표를 정해두면 매번 의욕을 북돋을 필요가 없어서 엄마도 편하고 아이도 지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뭐야, 3단도 있어?”라며 절망하는 아이에게 “툴툴대지 말고 얼른 시작해.” 하고 부추기기만 하면 시간이 갈수록 동기는 줄어들고 엄마는 계속 재촉해야 한다. 이런 아이를 보면 엄마는 ‘의욕이 없다’고 판단하는데, 사실 의욕이 없는 것이 아니라 목표점이 너무 가까운 것이 문제다. 목표점이 너무 가까우면 최종 목표까지 여러 번 목표를 재설정해야 한다. 이런 반복이 남자의 뇌를 피폐하게 만든다.


    수학을 17년 동안 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여자들은 당장 그만두고 싶어 한다. 여자의 뇌는 목표가 가깝고 작을수록 좋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남자의 뇌는 설정한 목표에 집중해서 에너지를 쏟는 시스템이다. 설령 그 목표라는 것이 가위 바위 보에서 이 기기와 같이 작은 목표라 해도 말이다. 도리어 멀리 있는 목표가 의욕을 자극한다.



    ‘에스코트 능력’을 키우는 법

    ‘왜?’를 ‘무슨 일이야?’로 바꾸자

    “왜 안 해?”보다는 “괜찮아? 무슨 일이야?”를 쓰면 좋다. “왜 숙제 안 해?”보다는 “괜찮아? 요즘 계속 숙제 까먹던데 무슨 일 있어?”라고 질문한다. “왜 숙제 안 해?”는 게으름을 피우는 아들을 질책하는 말이지만 “괜찮아? 무슨 일이야?”는 외부 요인이 있는지 확인하는 물음이다. 질문을 받은 아들은 엄마와 같이 궁리하자는 마음과 함께 대책을 강구하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왜 숙제 안 해?”라는 질문에 “자꾸 까먹어.”라는 대답이 돌아오면 화가 치민다. 하지만 “괜찮아? 무슨 일이야?”라는 질문에 “자꾸 까먹어.”라는 대답이 돌아오면 “안 까먹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건설적인 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왜”와 “무슨 일이야?” 이 두 질문이 엄마와 아들의 명암을 가른다. 기껏해야 말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꽤 힘이 쌘 말이다.


    엄마들이 예민해지는 이유

    여자는 본능적으로 공간형 회로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마음이 통하는 대화를 하려고 한다. 그러나 요즈음 가정에서의 대화는 문제해결형으로 치우쳐 있다. 대부분의 육아 방식이 목표지향형이기 때문이다. 밥을 빨리 먹이고, 숙제를 시키고, 목욕을 시키고, 다음 날 아침에 학교에 보낸다는 단기 목표와 시험에 합격시키는 중기 목표,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시키는 장기 목표까지 모두 목표지향형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여러 가지 목표가 엄마들의 앞길을 가로막는다.


    “숙제 했니?”

    “학교는 어땠니?”

    “왜 프린트물 안 꺼내놓니?”


    이런 문제해결형 대화만 하다가 하루를 다 보내고 어느새 아들은 자라서 집을 나가게 된다. 어른이 된 아들과 즐겁게 대화를 나누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결국에는 아들이 이룬 가정도 문제해결형으로 치우치고 말 것이다.


    만 13세 전에 공감형 대화를 완성하라

    남자아이는 만 13세까지는 자연스럽게 공감형 대화를 할 수 있지만 이 시기가 지나면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최고조에 이르러 한순간에 목표지향 문제해결형으로 바뀐다. 어제까지 “엄마~ 여기 봐봐.” 하고 말하던 아이가 “안 봐도 돼.”라고 말하게 되는 것은 수만 년 동안 이어져 온 남자의 뇌가 성장한 증거라 하겠다.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은 생식기관 성숙을 촉진한다. 10대 중반에 분비량이 최고 절정에 달하다가 19세쯤에 약간 진정세로 돌아선다. 테스토스테론은 주로 하반신으로 이동하지만 뇌에도 영향을 끼치고 강한 목적의식이나 투쟁심을 환기한다고 알려져 있다. 남자아이를 14세쯤부터 다루기 힘들어지는 이유는 ‘다정한 아들’에서 갑자기 ‘들판에 주저 없이 나가는 사냥꾼의 뇌’로 바뀌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루기 힘든 상황에서도 엄마의 상냥한 말은 가슴에 스며드니, 아들의 반응이 어떻든지 신경 쓰지 말고 이 책에서 소개한 대로 실행해보라. 아들의 거부감이 심하다면 초조해하지 말고 시간을 가진 후에 다시 도전하면 된다.


    남자아이는 아무리 예민한 연령대라도 엄마에게는 상냥하다. 만약 13세가 넘었다면 생각처럼 되지 않고 시간도 걸리겠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아들을 모험의 세계로 떠나보내기 전에 엄마가 해야 할 의무이다. 그러니 힘을 잃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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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