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도서 요약 

수학 잘하는 아이, 수학도 잘하는 아이

저   자
오선영
출판사
한국경제신문
출판일
2022년 05월
서   재







  • 수학이라는 무기로 내 아이의 인생에서 선택지를 넓혀주는 법과 만나보세요. 흉내 내기와 연산으로 버티던 수학에서 벗어나 수학 그 이상을 추구하는 것! 수학을 소재로 아이를 행복하게 키우기 위한 바람직한 부모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수학 잘하는 아이, 수학도 잘하는 아이


    수학 성적은 왜 자꾸 떨어지기만 할까?

    수학의 시대에 살고 있는 아이들

    왜 수학은 점점 어려워질까?

    학교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성적을 매겨야 하니 변별력을 주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이 변별력의 수준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이유는 시험에 응시하는 학생들의 실력이 사교육으로 인해 상향평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이들을 변별하기 위해 더 어려운 문제를 출제할 수밖에 없고 이것은 다시 사교육의 필요성을 높임으로써 학교 수학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더 심각한 문제는 학력에도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 하위권 학생들 중에는 오히려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것이다. 도시와 읍면 지역의 학력 격차 또한 심해지고 있다. 한 교실에 사칙연산이 안 되는 아이들과 고등 수학 과정을 배우고 있는 아이들이 섞여 있는 현실에서 수학 교사는 어느 학생을 기준으로 수업을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결국 이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은 수학이 학생 선발의 도구로 이용된다는 사실이다.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자 국어와 수학의 중요도가 높아지는 풍선 효과를 가져와 결국 아이들이 공부하는 양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 그 증거다.


    주요 과목 중에서도 학력 격차가 가장 심한 과목이 바로 수학이다. 일찌감치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의 길로 들어서는 아이들이 가장 많은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수학이 쉬워질 필요가 있다. 많은 아이들이 수학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릴 정도로 현재의 교육 과정을 어렵게 느낀다면 그것은 아이들에게 가하는 지적 폭력일 수 있다. 이렇듯 수학 교육을 개선하기 위한 논의는 계속되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당장 아이를 키우고 교육시켜야 하는 부모들의 입장에서는 그것을 기다릴 여유가 없다.


    초등학교 때 잘나가던 아이, 뭐가 문제일까?

    아이들이 수학을 어려워하기 시작하는 시기는 대부분 중학교 때다. 초등 수학은 수학적 사고력보다는 언어 능력에 더 많이 좌우되는 측면이 있고 수학 개념 자체가 직관적이다. 그러므로 언어 능력과 어느 정도의 직관력만 있어도 수학을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중학생이 되어 수학을 공부하다 보면 이것만으로는 버틸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진짜 수학을 시작해야 하는 시기가 왔지만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갈피를 잡을 수 없고, 부모는 아이의 노력이 부족한가 싶어 아이를 닦달하기 시작한다.


    개인적으로 초등학교 때 수학 실력은 ‘실력’이라고 말할 수 있는 차원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너무 폄하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초등학교 때 수학을 잘했다는 것은 그냥 눈치가 좀 빠른 것일 뿐 진짜 실력이 있는지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한다. 


    초등 수학에서 정답과 개념의 이해는 별개

    대부분의 수학 교재는 ①개념 설명이 끝나면 ②예시 문제의 풀이 방법을 보고 ③연습해보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는 교사가 학생을 가르치는 교실에서도 만찬가지인데, 초중고 모든 학교에서는 교사가 먼저 개념을 설명하고 이를 활용한 문제를 예로 들어 풀이 방법을 제시한다. 그러면 학생들은 이것을 보고 숫자 정도만 바꾼 비슷한 문제들로 문제 푸는 법을 연습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두 가지 경우가 발생한다. 첫 번째는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교사의 풀이 방법을 확인한 후 본인이 푸는 경우고, 두 번째는 명확히 개념은 잘 모르지만 교사의 풀이 방법을 보고 대충 감으로 맞추는 경우다. 사실, 진짜 수학에 소질이 있는 경우라면 예시 문제의 풀이 방법을 보지 않고도 개념을 듣고 그것을 활용해 직접 문제를 푸는 아이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능력을 모든 학생에게 기대할 수는 없다. 그리고 예시 문제의 풀이방법을 보고 나면 개념 또한 쉽게 이해되므로 이것이 꼭 나쁘다고도 할 수 없다.


    문제는 초등 수준에서 후자의 경우, 즉 교사의 풀이 방법을 보고 흉내를 내도 정답만 맞으면 별 문제가 없다는 데 있다. 평가 기준 자체가 정답이냐 오답이냐에 있기 때문에 이 아이가 개념을 이해하고 푼 것인지 그저 풀이 방법을 흉내 낸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니, 사실 판단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다만 학교는 그럴 의지가 없고, 학원은 그럴 시간이 없을 뿐이다.


    초등 수학과 중등 수학의 결정적 차이

    같은 덧셈이라도 초등 수준에서는 도구나 그림으로 이해를 하지만 중학생이 되면 이것을 머릿속으로 가져와 생각할 수 있게 된다. 즉 몇 가지 사실을 바탕으로 구조를 알아차릴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것이다.


    중등 수학에서는 초등 수학에서 배웠던 사실들을 수학적으로 정의해보고 구조화하는 작업을 하게 된다. 덧셈식도 초등학생 때는 숫자로만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을 중학생이 되어서 문자도 가능하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a+a=2a’를 이해한다는 것은 수학적 언어를 사용할 수 있고, 덧셈의 구조화가 완성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중학교에 갓 입학한 학생들이 가장 생소해하는 것 중 하나는 이처럼 수학에서 문자를 사용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배운 수학은 숫자로만 되어 있었는데 갑자기 문자가 등장하니 어리둥절한 것이다.


    초등 수학과 중등 수학의 결정적 차이는 바로 이것이다. 수학이 숫자놀음에서 학문으로 바뀌기 시작하는 것이다. 즉 수학의 세계에서 사용되는 언어를 습득하고 통용되는 사실들을 이해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초등 수학에서는 더하기를 배우고 빼기를 배우지만 사실 빼기는 더하기와 다름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 바로 중등 수학이라고 할 수 있다.


    수포자를 양성하는 수학 교육

    초1부터 시작되는 눈치 게임

    “초등학교 4학년인데 중학교 선행 시작해도 될까요?” “옆집 아이는 벌써 고등 수학 과정을 시작했다는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엄마는 긴장한다. 이 시기는 마라톤에서 본게임이 시작되는 시점과 비슷하다. 초반에 선두로 달리던 선수들이 막판까지 페이스를 유지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런 점을 모를 리 없는 똑똑한 요즘 엄마들은 초등학생 때는 좀 놀리고 중학생 때부터 본격적으로 달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나 역시 이러한 교육 방향과 생각에 찬성하는 편이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엄마의 멘탈이다. 본인은 이 방법이 맞다고 생각하여 아이를 좀 편하게 키우고 있었는데 옆집 아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자신감이 급속도로 하락하고 만다. 또한 엄마들 모임이라도 다녀온 날이면 밤에 잠이 잘 오지 않고 내가 뭐 잘났다고 아이를 방치하나 싶은 생각도 든다. 이런 불안을 느끼는 순간 계속해서 아이를 편하게 놔둘 수 있는 엄마가 과연 몇이나 될까?


    수학적 사고력은 결국 문제를 푸는 능력

    수학뿐만 아니라 모든 교육 마케팅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로 창의성, 사고력, 문제해결력 등을 꼽는다. 그런데 이것들 모두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개념일 뿐이므로 계량할 수도 없고 확인할 방법도 없다. 더 나아가 창의성이 있으면 진짜 수학 공부를 하는 데에 도움이 될까? 수학적 사고력이란 대체 무얼 말하는 걸까? 수학 문제를 푸는 데 수학적 사고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말인가?


    물론 이런 다양한 능력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수학 공부에 도움이 되겠지만 중요한 건 실제로 교육이 일어나는 현장에서 이런 능력을 키우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느냐’일 것이다. 예정에는 수학에서 연산을 강조하더니 요즘은 창의성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 능력을 키우기 위한 공부법이 서로 다를까? 그렇지 않다. 예나 지금이나 수학을 공부하는 방식은 정해져 있다. 즉 ‘개념을 이해하고 문제를 푸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문제를 잘 풀어서 많이 맞힐수록 앞서 언급한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이 바로 이 점이다. 수학을 잘한다는 것의 본질은 그냥 문제를 잘 푼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어떻게 하면 아이가 문제를 잘 풀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까’이다. 즉 아이가 수학 공부에 있어서 어려워하는 점이 무엇인지부터 면밀히 파악하여 해결책을 찾아봐야지 다양한 교육법(그것도 마케팅에 의한)을 아이에게 적용하는 것은 원인도 모른 채 이것저것 시도하며 시간만 낭비하는 헛수고일 뿐이다.



    초등 수학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과 놓아야 할 것

    수학의 기본은 연산이 아닌 독해력

    수학 선행 학습을 전혀 하지 않은 초등학교 6학년 아이를 만난 적이 있다. 다른 친구들은 벌써 중학교 과정을 배우고 있는데 본인만 진도가 늦은 것 같다며 두려워하고 있었다. 선행학습 없이도 수학을 곧잘 하던 아이는 유난히 책을 좋아했다. 수업을 해보면 확실히 독서를 많이 한 아이들은 표가 난다. 독해력이 좋아서 그런지 이해도 빠르고 정확하다.



    가장 빛을 발할 때는 문장제 문제를 풀 때다. 문장형 문제는 일단 글을 읽고 해석을 할 줄 알아야 식을 세울 수 있다. 그런데 이 아이는 실수로 계산을 틀릴지언정 식을 잘못 세우는 경우는 없었다. 독서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새삼 깨달았던 순간이었다. 독서를 많이 하면 국어뿐만 아니라 수학도 잘할 수 있다.


    수학으로도 독해력을 키울 수 있다

    수학에 필요한 독해력을 꼭 독서로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독서가 아무리 학습에 도움이 된다 한들 아이가 책을 읽고 싶어 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고, 수학을 잘하는 학생들이 모두 독서를 많이 하는 것도 아니다.


    생각을 좀 달리 하면 나는 수학으로도 독해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방법은 ‘배운 것을 설명해보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수학적 개념을 처음 배울 때를 상상해보자. 누구나 처음에는 다른 사람에게 설명을 듣거나 교재와 같은 책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습득하게 된다. 즉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입장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내가 습득한 것을 남에게 설명할 때는 어떤 상태일까? 경험해봐서 알겠지만 알고 있는 것과 성명하는 것은 많이 나르다. 다른 사람에게 잘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은 거의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음을 의미하고, 이것을 위해서는 독해력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복합적인 능력이 필요하다.


    물론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다. 쉬운 내용이라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서툴 수 있고, 어쩌면 잘못 이해하고 있음이 드러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경험이 계속 쌓이면 어떻게 될까? 독해력이 좋아지는 것은 물론 정확하게 개념을 이해하게 됨으로써 예상치 못한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으니 부디 꼭 한번 시도해보길 바란다.


    수학에 대한 자신감이 곧 실력이다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을 가르칠 때 만난 아이가 기억난다. 수업 시간이 되면 단짝 친구와 붙어 앉아 종알대던 귀여운 학생이었는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다. 수업을 열심히 듣지도 않으면서 매시간마다 친구를 끌고 와 맨 앞자리에 앉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아이는 앞자리를 사수하는 것으로 보아 공부를 하겠다는 의지는 있었지만, 정작 수업이 시작되면 친구와 속닥거리는 재미에 금방 빠져버리고 말았다.


    하루는 그 아이를 불러서 진지하게 물어보았다. 매 시간 떠드는 바람에 구박을 받으면서도 앞자리에 앉는 이유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아이의 대답은 전혀 뜻밖이었다. “선생님, 저는 수학을 잘하고 싶어요.” 그동안 아이의 수업 태도는 수학을 잘하고 싶은 아이의 모습이 전혀 아니었기 때문에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매번 수학 시간이 되면 열심히 들어야지 하는 마음을 먹고 앞자리에 앉지만 친구가 말을 걸면 쉽게 무너지고 만다고 했다.


    이 아이는 중3이 되어서도 변함이 없었다. 나와 마주치면 죄송스러운 눈빛을 보내기도 했지만, 안 하던 공부를 마음먹고 시작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몇 마디 말을 걸어보면 여전히 성적은 별로였다.


    근자감이라도 괜찮아!

    놀랍게도 이 학생은 현재 모 대학 수학교육과에 재학 중이다. 물론 중3 말부터 아이가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하는 모습을 종종 보았다. 하지만 전공을 수학교육과로 정할 정도로 성장한 줄은 몰랐다. 이 아이가 중학생 때 도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그렇게 깡통 공약을 남발하며 반드시 수학을 잘할거라고 다짐할 수 있었는지 생각해봤다.


    현실적으로 수학 공부를 전혀 하지 않으면서 수학을 잘하고 싶다는 마음을 지속적으로 갖기는 어렵다. 수학 점수가 나쁘면 대부분 포기하기 마련인데 이 아이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수학 점수를 올리기 위해 공부를 딱히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수학을 잘하고 싶고, 언젠가는 잘하게 되겠지하는 마음만 변함없이 잘 간직하고 있었을 뿐이다.


    자신감은 말 그대로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자신이 있다’는 느낌이다. 자신감은 감정일 뿐 행동을 요구하지 않는다. 따라서 왠지 모르지만 수학을 잘할 수 있을 거라는 근거 없는 믿음과 느낌은 자신감이라고 칭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자신감은 아이의 행복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이가 성공한다

    행복한 아이는 자신감이 넘치지만 이를 위해 반드시 성공 경험을 많이 하고 칭찬을 들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모든 일에 성공할 수는 없다. 다만 실패를 했을 때 이것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앞으로의 행복을 가늠하는 데 있어 상당한 지표가 될 수 있다.


    평소 춤추는 것을 좋아하고 방송에 관심이 많던 아이가 있었다. 교내에서도 나름 춤으로 인정받고 있었고 무엇보다 춤을 출 때 무척이나 행복해했다. 중2 때까지만 해도 아이는 예고에 진학하고 싶어 했지만 나는 기회가 된다면 좀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댄스 오디션에 지원해볼 것을 적극적으로 권유했다.


    눈이 펑펑 오던 어느 날,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아이는 오디션이 열리는 장소에 갔다. 아이는 세 시간이 넘는 긴 시간을 서서 기다리다가 전문가들로 꾸려진 심사위원들 앞에서 30초 남짓 춤을 추고 나왔다. 그런데 반나절 만에 다시 만난 아이는 이제 춤을 취미로만 삼겠다고 말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오디션에 참가한 사람들에 비해 자신의 춤 실력이 너무도 평범해 보이더라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는 오히려 후련해진 듯 보였다. ‘춤을 추는 것이 즐겁긴 하지만 진로로 삼아도 될까? 그러자면 아무래도 공부는 뒷전으로 밀릴 것이고 나중에 다른 것을 하고 싶어도 다시 학업으로 되돌아오기는 어렵겠지?’ 이런 번뇌로 아이는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 나서서 아니라고 결정을 해줘버린 꼴이 되었다. 아이는 내가 허무할 정도로 미련을 훌훌 털어버리고 앞으로 어느 학교를 가든 그 학교 댄스짱이 되는 것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실패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오디션에 탈락함으로써 부족한 부분을 찾아 더욱 열심히 노력해 유명 댄서가 되는 것은 익숙한 스토리다. 그런데 이 아이의 사례처럼 실패는 무언가를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경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실패가 좌절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패를 가볍게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실패를 성공의 반대가 아니라 성공의 과정으로 인식하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시도와 도전을 밥 먹듯이 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수학 공부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가장 멀리해야 할 마음, 조급증

    여기 이상한 마라톤 경기가 있다. 희한하게도 달리기를 한 번도 안 해본 사람만 참가하는 경기다. 이 마라톤에 출전하는 어떤 선수는 달리기를 잘하기 위해 유튜브 영상을 보고, 책도 읽고, 강의도 들었다. 딱 하나 해보지 않은 것은 달리기뿐이었다.


    이 선수는 그동안 마라톤에 대한 이론을 열심히 공부했다. 마라톤은 무엇보다 긴 호흡이 중요하므로 처음부터 빨리 달리는 것은 위험하다고 배웠다. 전문가들은 힘을 잘 분배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자신을 움직여야 우승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경기가 시작되고 보니 뛰는 것이 쉽지 않다. 옆 사람이 치고 나가는 것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이론으로만 쌓은 지식은 이때부터 무너지기 시작한다. 이성보다 감성이 먼저 반응하기 때문에 앞사람을 따라잡아야만 할 것만 같은 조급증이 밀려온다. 그래서 앞사람은 따라 뛰기 시작하고 이렇게 초반에 속도를 낸 덕분에 한동안 선두권을 유지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런 뜀박질을 처음 해본 다리는 마음먹은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점차 숨도 가빠 오고 몸이 무거워진다. 조금 쉬었다 가고 싶지만 그러면 더 힘들어진다는 소리를 어디선가 들은 것 같다. 계속 뛸 수도 멈출 수도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발버둥 치며 걷고 뛰기를 반복하다 보니 초반엔 보이지도 않던 선수들이 나를 앞지르고 이들은 기운이 넘쳐 보인다. 이제야 생각이 났다. 왜 마라톤을 긴 호흡으로 하라고 했는지 말이다. 그리고 비로소 깨닫는다. ‘아, 그 얘기가 이 얘기였구나….’


    시간이란 강에 몸을 맡겨라

    초등학교 6학년인 아이와 7살 아이를 키우는 지인과 통화를 했다. 첫째 아이를 키울 때도 종종 어려움을 토로하곤 했는데 주로 주변의 엄마들 때문에 힘들다는 이야기였다. 이것도 시켜야 하고 저것도 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흔들림 없이 평소의 소신대로 아이들을 천천히 교육했고, 지나고 보니 지금은 일찍 시작한 아이나 본인의 아이나 크게 차이가 없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둘째 아이는 훨씬 맘 편히 키울 수 있을 것 같다며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안도했다.


    아이들은 대부분 문제없이 태어나고 자란다. 늘 강조하지만 아이들은 누구나 자기 주도력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각자의 페이스에 따라 신체적·정신적으로 성장하기 마련인데, 대부분의 어른들은 그것을 참고 기다리는 것이 쉽지 않다. 늘 주변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 다하게 될 것을 괜히 일찍부터 시작해 아이를 괴롭힐 필요가 없다. 시간을 많은 것들을 해결해준다. 상처나 아픔은 물론 아이를 키우는 것 또한 시간이라는 강에 몸을 맡기면 쉽게 해결되는 것들이 많다.


    학습뿐만 아니라 아이가 궁극적으로 행복하게 공부할 수 있는 원동력인 ‘열정’ 또한 시간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기다리면 충분히 아름답게 성장할 아이들을 어른들은 가만두지 못한다. 아이를 잘 키우려면 먼저 아이가 타고난 소질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모든 일을 다 잘해내는 사람은 없는데도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가 모든 과목을 잘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성공한 사람들은 특정한 분야에서 특별한 재능을 발휘하는 사람이지 결코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사람이 아니다. 부모는 아이가 가진 그 특별한 재능을 발견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조급한 마음에 기다리지 못하고 아이를 압박한다면 아이는 그 힘에 눌려 어쩌면 타고난 천부적인 재능마저 잃어버릴지 모른다.


    배우는 능력을 학습해야 하는 이유

    나날이 수학적 능력이 중요시되는 요즘의 분위기는 소위 ‘뜨는 직업’과 무관하지 않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떠오르는 분야가 모두 수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이는 대학 교육에도 반영되어 문과 학생들도 수학을 못하면 입시와 취업에 불리한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가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그러므로 미래를 대비하고 싶다면 특정 직업을 위한 공부를 하기보다는 ‘배우는 능력’을 학습하길 권한다. 시시각각 변해가는 사회에서 오늘날 유망한 직업이 수년 후에는 얼마든지 입지가 바뀔 수 있고, 지금 현재의 직업에 대한 공부만으로는 결코 미래를 대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래에는 또 다른 것을 배워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 지금 공부를 잘하는 것이 나중에도 잘할 것임을 보장할 수 없고, 심지어 열심히 노력해서 잘하게 된다고 한들 이것으로 무언가를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도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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