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청 도서요약

노르망디의 역사와 풍경 속에서 길을 잃고, 그곳에 스며드는 특별한 여행을 경험합니다. 서양사학자 주경철 교수가 단순한 관광이 아닌, 시공간 속에서 역사와 예술이 숨 쉬는 노르망디의 깊이를 안내합니다. 노르망디의 풍경과 역사를 체험하며, 진정한 여행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게 됩니다.

도시여행자를 위한 노르망디X역사

노르망디의 시공간을 따라 걷다

노르망디는 단순히 프랑스의 한 지방이 아니다.

그곳에는 수많은 역사의 흔적과 예술가들의 자취가 스며들어 있으며, 그 모든 것이 시공간을 초월해 지금까지도 살아 숨 쉰다.

이러한 노르망디를 여행하는 것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특별한 경험이다.

노르망디로의 첫 여정은 우연에서 시작되었다.

파리 유학 시절, 파리 드 골 공항에서 렌터카를 빌려 고속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향하다가 길을 잃은 경험은 오히려 그곳의 진정한 매력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

"파리 지역을 벗어나니 얼마 안 있어 광활한 들판과 높은 하늘이 펼쳐졌다. 자연 풍광에서 벌써 노르망디의 냄새가 난다. 그런데 초행길이라 그런가, 고속도로를 벗어나 지방도로로 진입한 후 잠시 방향을 잃었다. 그러자 마치 수줍게 숨어 있는 듯한 시골의 속 모습이 드러났다."

길을 잃었을 때 오히려 그 고장의 본질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 그것이야말로 여행의 진정한 매력임을 깨닫게 된다.

예술과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노르망디는 수많은 예술가와 역사적 인물들이 지나간 곳이다.

그들의 발자취는 지금도 그곳의 풍경과 함께 남아 있다.

"지베르니 마을의 새벽 풍경, 옹플뢰르의 아스라한 골목길과 나무로 만든 성당, 바랑주빌의 고즈넉한 해변 묘지, 몽생미셸의 경이로운 수도원 건물" 등은 그저 관광 명소가 아닌, 그곳에서 실제로 일어난 역사적 사건들과 그곳을 사랑한 예술가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들이다.

몽생미셸섬으로 가는 길은 단순한 하이킹 코스가 아니다.

"메앙드르 하이킹 코스를 따라 가는 길이다. 섬에서 다소 떨어진 호텔촌에서 출발하여 벌판에 난 길을 따라가면 된다. 들판 위의 작은 길들, 늪지들과 풀밭 그리고 그 위에 얼굴 까만 이 동네 양들이 있는 환상적인 모습이다."

이 길을 따라 걸을 때, 점차 다가오는 수도원의 모습은 꿈속에서나 볼 법한 장면을 연출한다.

노르망디의 신비로운 장소들

쥐미에주로 가는 길에 들른 알루빌 참나무 소성당은 그 자체로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큰 참나무 줄기에 큰 틈새가 만들어져 그 안에 초소형 예배당 두 개를 품고 있는 희한한 모습이다. 나무가 오래되다 보면 갈라진 틈새가 만들어지곤 하는데, 이 나무는 워낙 오래 살다 보니 그 공간이 점점 더 커져서 사람이 들어가 앉을 정도가 되었고 급기야 작은 예배당을 만들 정도로 커졌다."

그 신비로움은 첫 방문 때나 두 번째 방문 때나 변함없었다.

노르망디의 역사는 가야르성의 폐허에서도 느낄 수 있다.

"루앙 근처를 여행하다 한번 들러 보면 역사 공부도 할 겸 좋은 피크닉 장소다. 여름날 이곳을 찾았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먼 곳에서 성을 보는 경치부터 벌써 특이하다."

이 폐허 속에서 프랑스와 잉글랜드 간의 격렬한 갈등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그곳에서 느끼는 역사의 무게는 단순한 피크닉 장소로서의 매력 이상을 제공한다.

잔 다르크의 흔적을 찾아

노르망디는 또한 잔 다르크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루앙성의 잔 다르크 탑은 그 역사적 상징성을 잘 보여준다.

"이 탑은 ‘잔 다르크 탑(La Tour de Jeanne d’Arc, 혹은 Donjon de Rouen)’이라고 부른다. 잔 다르크는 이곳에서 작은 창 하나만 있는 약 2미터의 좁고 추운 방에서 쇠사슬에 묶인 상태였다."

이 좁은 방에서 프랑스를 구한 영웅이 겪어야 했던 고통을 상상하며, 그곳을 걸어보는 경험은 잊을 수 없다.

조용한 시골 마을의 예술적 향기

지베르니 마을은 인상파 화가들의 성지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곳의 진정한 매력은 관광객들이 떠난 후에야 드러난다.

"저녁이 오면 마치 모네가 처음 집을 보러 왔던 그날처럼 본래의 조용한 시골 마을로 돌아간다. 마을은 사실 몇 집 안 된다. 마을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큰길을 따라 가면 곧 마을 전체를 볼 수 있다."

이 조용한 시골 마을이 어떻게 모네의 눈과 손을 통해 아름다운 그림으로 탄생했는지를 느끼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다.

간결함 속의 경이로움

르아브르의 성당은 간결하면서도 경이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성당 내부는 너무나 간결한 나머지 오히려 경이로운 분위기다. 탑은 까마득한 높이까지 팔각형을 반복하며 이어지는데, 수작업으로 제작한 1만 2,000개의 빨강, 파랑, 주황, 초록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빛이 들어와서 뭐라고 형언하기 힘든 단순하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낸다."

그곳의 간결함 속에서 느껴지는 신비로움은 다른 어떤 화려한 성당에서도 찾기 힘든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자연의 장엄함을 담다

에트르타의 절벽은 자연의 장엄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아몽 절벽의 정상에 올라가 보면 로 마네스크와 고딕 양식이 합쳐진 노르트담 드 라 가르드(Notre-Dame de la Garde) 성당이 있다. 이곳에 서면 모네가 아니라 누구라도 장엄한 색과 빛의 향연을 마음에 담게 된다."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에도 그곳의 풍경은 여전히 장엄하고 아름답다.

소박한 일상 속의 발견

노르망디는 단순히 과거의 역사와 예술을 느끼는 장소가 아니다.

그곳은 지금도 여전히 살아 숨 쉬며, 그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발견을 선사한다.

"여행하다 보면 모르던 내용을 조금씩 알아가는 기쁨이 있다. 늙은 개도 새로운 재주를 배울 수 있고, 중늙은이도 패션에 눈뜰 수 있다."

노르망디의 풍경과 이야기는 그곳을 찾는 이들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알려주고, 그들을 성장하게 만든다.

독일군의 해안 포대가 남아 있는 위스트레암과 롱그쉬르메르에서는 전쟁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하늘에 무심하게 구름 떠가고 서늘한 바람 불어오는 언덕 위에서 멀리 푸른 바다를 보노라니, 인간들은 도대체 왜 그런 끔찍하고도 멍청한 짓들을 할까 생각에 잠기게 된다."

그곳에서 전쟁의 잔혹함을 되새기며, 평화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노르망디의 소박한 매력은 비무티에의 카망베르 기념관에서도 느낄 수 있다.

"이 동네는 이런 식이다. 그렇게 드라마틱하지 않고 소박하다."

그곳에서 느끼는 소박한 일상의 순간들은 화려한 관광지에서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 핵심 메시지

노르망디는 역사의 깊이와 예술의 풍요로움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그곳을 여행하며 길을 잃고, 새로운 시공간 속에서 삶의 다양한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역사적 현장과 예술가들의 자취, 그리고 소박한 일상의 순간들이 어우러진 노르망디는 단순한 관광을 넘어선 깊이 있는 여행의 기회를 제공한다.

* 추천

노르망디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역사와 예술, 그리고 소박한 일상이 어우러진 특별한 장소다. 이 책은 노르망디의 풍경과 이야기를 통해 그곳의 진정한 매력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꼭 필요한 안내서다. 노르망디에서 길을 잃으며 새로운 발견을 하고자 하는 여행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