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청 도서요약
   국내도서 요약 

이코노믹 마인드

저   자
김동옥
출판사
두앤북
출판일
2022년 09월







  • ‘경제란 무엇인가?’로 시작하여 인류의 경제사를 돌아보고 경제사상의 줄기를 살핀 후 ‘경제학은 과학인가?’라는 물음에 답을 내립니다. 미시경제와 거시경제의 핵심 내용을 정리하고, 오늘날의 화두인 경제발전과 경제학의 비전을 살피며 ‘올바른 경제학’의 조건을 말합니다.



    이코노믹 마인드


    경제

    ‘경제’의 사전적 정의는 ‘인류가 재화 및 용역을 얻어 그 욕망을 만족시키는 행동’이다. 재화와 용역을 생산, 교환, 분배, 소비하는 행위는 경제 행위,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경제 현상, 이와 수반하여 일어나는 문제를 경제 문제라고 한다.


    경제 문제는 생산과 분배로 볼 수 있다. 생산을 위해서는 먼저 자원을 동원해야 한다. 이는 자연자원의 이용과 생산과정에 적용할 기술의 선택 및 개발을 위한 지식 발전의 문제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그에 앞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인간의 노력을 동원할 수 있는 사회제도를 마련하는 것이다. 생산을 위한 사회적 노력을 확보하기 위한 사회제도의 마련은 경제 문제의 해결을 위한 최우선적 과제다.


    생산의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분배의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사회 구성원들의 행복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생산물이 분배되어야 한다. 동시에 생산물의 분배는 생존, 즉 사회의 존속을 위하여 생산과정을 지속시키는 역할도 담당해야 한다. 분배체계가 공정하지 못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수많은 불공정 분배 사례들을 역사적으로, 공간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데, 사회적 노력을 동원하여 생산하는 과정은 유지될 수 있다. 때로는 사회적 혼란이나 소요로 표출되기도 하고, 혁명으로 사회체계가 전복되기도 한다. 사회제도가 그만큼 중요하다. 자연의 제약뿐 아니라 인간 본성의 통제와 조정 또한 주요한 경제 문제인 것이다.


    인류가 경제 문제를 해결해온 방식에 대한 연구 결과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한 사실이 하나 있다. 생산과 분배의 문제를 해결해온 방식은 3가지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바로 전통에 의해 운영되는 경제, 명령에 의해 운영되는 경제, 시장에 의해 운영되는 경제라는 3가지 체제다. 인류의 모든 사회체제는 이 가운데 하나이거나 이 셋의 조합으로 경제 문제를 다루어온 것이다.


    전통이라는 방식은 획득한 생산물의 분배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생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현대 산업사회에서도 직업 선택의 기로에서 가문의 전통에 따르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전통의 방식이 사회의 안정성을 제고하는 기능을 담당한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경제 문제에 대한 정태적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뜻이다.


    어떤 형태로든 전통의 지배를 받는 사회는 오래전과 비교해서 큰 차이가 없는 일상을 되풀이하게 된다. 그러므로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는 경제적 변화나 진보가 눈에 띄지 않고 정체된 경우가 일반적이다.


    권위자의 명령으로 강제적 해결책을 도출하는 것 또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현대사회에서도 명령으로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경유가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조세는 공적 권위가 주체가 소득의 일정 부분을 떼어내는 것이다. 명령에 의한 방식이 절대적 권위에 근거한다고 해서 비민주적인 해결 양식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조세나 위기 대응을 위한 긴급조치와 같이 민주주의적 의지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 전통의 방식은 정태적 결과를 낳지만, 명령의 방식은 경제적 변화를 강제하는 강력한 사회 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최신의 방식은 사회의 시장체제에 의한 것이다. 전통이나 명령에 의존하는 정도를 최적화하면서 생산과 분배의 문제를 해결한다. 이익을 얻으려는 동기가 과업 수행을 보장하며, 개개인의 자유로운 이익 추구가 경제 문제의 해결이라는 결과를 도출한다. 시장경제에서는 사회적 후생을 책임지는 사람이 없어도 경제주체 각자가 분산된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기 이익을 추구하며 경제 활동을 전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경제는 온갖 경제 활동을 유기적으로 조직화하며 번영을 촉진시키는 가장 유효한 수단이라는 사실이 역사적 경험을 통해 입증되었다.



    경제사상

    경제학에 대한 정의는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학문의 방법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경제학은 인간의 합리적 선택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둘째는 학문의 주제로 규정하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경제학은 경제 행위, 경제 현상, 경제 문제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레고리 맨큐의 <경제학 원론>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경제학 교과서다. 그가 정리한 경제학의 10대 기본 원리는 다음과 같다.


    1.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있다.

    2. 선택의 대가는 그것을 얻기 위해 포기한 그 무엇이다.

    3. 합리적 판단은 한계적으로 이루어진다.

    4. 사람들은 경제적 유인에 반응한다.

    5. 자유거래는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한다.

    6. 일반적으로 시장이 경제활동을 조직하는 좋은 수단이다.

    7. 경우에 따라 정부가 시장 성과를 개선할 수 있다.

    8. 한 나라의 생활수준은 그 나라의 생산 능력에 달려 있다.

    9. 통화량이 지나치게 증가하면 물가는 상승한다.

    10.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과 실업 사이에 상충관계가 있다.


    다양한 경제이론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그 내용을 확인하는 것은 경제 사고체계를 형성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이론마다 특별히 중시하는 분야가 다르고, 개념화와 분석의 과정에서 사용하는 방법론이 다르다.


    그러므로 모든 경제 현상과 경제 문제를 설명하는 단일한 이론이나 학파는 존재할 수 없다. 다양한 학파의 견해를 살펴봄으로써 흑백 논리에 갇히지 않고 그릇된 선동에 저항할 수 있는 판단력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경제과학

    ‘경제학은 과학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은 경제학 및 과학에 대한 정의에 따라 달라진다. 흔히 과학이라고 할 때 우리는 자연과학을 먼저 떠올린다. 이렇게 보면 경제학은 과학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사회과학을 포함한 넓은 의미의 과학을 말한다면 경제학을 과학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학이 엄밀한 과학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경제학을 인간의 합리적 선택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정의한다. 이들은 방법론적 접근법을 중시하고 추상적 이론 확립을 경제학의 목표로 삼는다. 이러한 경향이 심해지면 경제학적 제국주의로 흐를 위험이 있다. 또한 경제학을 물리학처럼 표현하려는 의도에서 수학적 방법론에 치중하게 된다.


    경제학은 과학이 아니라고 답하는 사람들은 인간의 실제 경제활동에 집중한다. 물론 이 경우에는 경제학이 자연과학처럼 답이 하나뿐인 학문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경제는 인간의 행위와 관련하므로, 답이 하나뿐인 편협한 결론으로 이끄는 경제학은 인간을 배제한 학문에 머물 수밖에 없다. 시민의식을 지닌 정치적, 경제적 의사결정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가들이 제시한 ‘유일한’ 결론에만 의지하면 안 된다.


    경제학이 과학인가 아닌가에 집착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경제학이 자연과학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한 것으로 충분하다. 다만,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설명을 추구하는 사회과학의 특성을 무시해서도 안 된다. 슘페터의 주장대로 모든 이론의 한계를 인식하면서 경제 현상 및 경제 현상들 간의 관계를 이해하고 설명하려는 노력과 태도가 필요하다.



    미시경제학

    개별 소비자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개별 기업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하나의 상품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따지는 것은 ‘미시경제학’이라고 한다. 그와 달리 성장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물가는 왜 오르며, 실업률이나 환율의 변동은 무엇 때문에 일어나고, 이 모든 것들이 서로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지, 한마디로 국민 경제 전체의 흐름과 변화를 연구 대상으로 삼는 경제학을 ‘거시경제학’이라고 한다.


    생산, 교환, 분배, 소비와 관련된 경제 행위의 주요 무대는 시장이고, 경제 주체는 두 시장에서 만나게 된다. 재화 및 용역 시장에서는 기업이 판매자, 가계가 구매자다. 생산요소시장에서는 가계가 판매자, 기업이 구매자다. 


    경제 행위를 통해 얻는 이득을 양적으로 표현한 개념을 경제적 잉여라고 한다. 경제사회 전체의 잉여를 사회적 잉여라고 하며, 이는 소비자잉여와 생산자잉여로 구성된다. 소비자잉여는 소비자가 시장에 참여함으로써 얻는 이득으로 소비를 통해 얻은 가치에서 실제 지급한 가격을 뺀 금액이고, 생산자잉여는 생산자가 시장에 참여함으로써 얻는 이득으로, 실제 받은 가격에서 생산비용을 뺀 금액이다.


    시장에서의 거래는 소비자와 생산자에게 잉여를 발생시키고, 이 잉여는 후생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또한 수요량과 공급량이 불일치하면 가격이 신속히 움직여 균형을 회복한다. 수요량과 공급량이 같아지는 균형가격과 균형거래량에서 해당 제품으로 발생하는 잉여, 즉 후생이 최대가 된다.


    미시적 관점의 핵심은 시장에서 재화와 용역의 가격이 결정되는 과정을 설명하는 것이다. 이는 동시에 개별 소비자(또는 구매자)와 생산자(또는 판매자)의 선택이 이루어지는 과정이기도 하다. 전체 시장으로 확장해서 보면 수요 및 공급의 원리와 경재의 힘이 짝을 이루어 소비자와 생산자의 행위를 조화롭게 결합하는 방식이다 이를 가격제도라고 한다. 이러한 시장의 작동 원리를 애덤스미스는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말로 신비롭게 표현했다.



    거시경제학

    생산량 측정치로는 지리적 기준에 의한 GDP가, 소득 측정치로는 국적 기준에 의한 GNI가 주로 발표되고 언급된다. GDP가 GNP보다 더 널리 쓰이는 이유는 다른 주요 거시경제지표와의 관련성이 크기 때문이다. GNP를 사용하면 국내 경기가 불황인 상황에서도 국외 거주 자국 노동자의 소득이 크게 증가하는 경우 높은 경제성장률이 계산될 수 있다.


    GDP는 단일 경제지표로서 완벽하지는 않지만, 경제 사정을 잘 보여주는 유용한 척도가. 또한 직관적이어서 사용상 편리함도 갖추고 있다. GDP의 상승은 고용과 소득의 증가를 의미하므로 경제 사정이 나아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GDP가 복지 수준을 정확히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GDP 한계점으로는 첫째 수량 단위가 아니라 시장가격으로 계산된다는 점이다.


    두 번째 한계점은 생산물의 궁극적 용도를 외면한다는 점이다. GDP상승은 생산량 증가의 원인이 바람직한 용도의 재활 생산 결과인지 쓸모없는 물건의 생산량 증가의 결과인지 말해주지 않는다. 세 번째는 분배의 형평성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GDP의 취약점을 해결하지 위한 방법으로는 첫째, GDP보다 기초가 튼튼한 국민계정지표들을 강조하라. GDI나 GNI가 생활수준을 나타내는 더 적절한 지표일 수 있다. 둘째, 주요 생산활동에 관한 실증적 측정지표들을 개선하라. 셋째, 가계의 관점을 부각하라. 전체 소비보다는 가계의 소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넷째, 소득, 소비, 부의 분재에 관한 정보를 평균값 변화에 관한 정보와 종합하라. 소득 및 재산과 소비는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다섯째, 측정 대상의 영역을 넓혀라. 환경, 건강, 교육, 여가 등 삶을 질을 측정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소비지출은 예측 가능성이 높다. 소비활동은 가계의 일상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식량 등 필수 재화의 구입이 큰 몫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가계의 소득에서 지출을 초과하는 부분은 저축으로 남는다. 저축의 첫 번째 의미는 ‘소비하지 않음’이다. 저축률은 국가마다 상당히 다른데, 소비 성향의 차이와 자금 조달의 용이성이 이러한 차이를 낳는다. 두 번째 의미는 ‘투자의 재원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저축이 기업부문의 투자지출로 연결되어 남아 있던 가계의 소득이 경제의 흐름으로 환원된다.


    저축은 소비로부터 자원을 해제하고, 투자는 이 해제된 자원으로 자본재를 확충하는 작용을 한다. 소비는 경제활동의 수동적 결과이고, 투자는 능동적 추진력이다. 자본주의 핵심 개념인 이윤추구는 투자 의사결정의 판단 기준이 된다. 이윤이 확보될지 여부는 앞으로 펼쳐지는 상황에 따라 결정되므로 투자 의사결정은 미래지향적일 수밖에 없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추측에 의존하기 때문에 급격한 변동을 보일 수 있다.


    물가안정에 지나치게 집착하면 국민의 생활수준과 경제성장에 해가 되는 통화정책을 채택하게 됨으로써 크나큰 경제적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면 투자가 위축되는데, 단기적으로는 실업률이 올라가고 중기적으로는 성장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커진다. 물가상승률은 매개변수이며, 중요한 것은 실질 거시경제변수다. 생산 능력의 효율적 이용과 이를 통한 실질소득의 성장이 진정한 지향점이다.



    경제발전

    14세기 이후 유럽이 부유해지기 시작한 것은 네덜란드와 같은 앞서가는 나라의 성공적 전략을 모방했기 때문이다. 모방은 능동적인 노력으로 선구자를 따라잡거나 능가하려는 시도를 뜻한다.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과 기존 제품의 품질을 높이거나 가격을 낮춤으로써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것을 ‘혁신 경쟁’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혁신은 모방을 부르게 되고, 후발 자주는 ‘모방 경쟁’을 벌인다. 모방이 최초의 혁신을 능가하여 ‘창조적 모방’을 이룰 수도 있다.


    르네상스가 시작되면서 경제성장과 부의 축적에 관한 인식의 변화가 시작되었다. 그 이전까지 부의 축적은 이미 존재하는 부의 소유권을 바꾸는 정복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런데 남의 것을 강탈하지 않고도 부유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일어나면서 경제성장에  대한 새로운 사고가 나타났다. 일반화된 부유함이 몇몇 도시에서 발견되었다. 사람들은 관찰과 경험을 통해 부의 원인, 경제성장의 법칙을 깨닫게 되었고, 부유한 일부 도시에서는 제조업이 성장하면서 수확체감의 악순환을 깨드렸다. 다양한 직종에서 전문인력들이 만들어낸 혁신의 결과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부가 쌓여갔고, 부의 원인은 혁신, 시너지, 수확체증이라는 인식이 대두되었다.


    저발전의 발전으로 부국과 빈국의 소득격차가 더욱 벌어져 빈국이 빈곤의 올가미에 사로잡히게 되는 실패의 원인과 과정을 알아보자. 원자재 생산에 특화된 국가는 탈산업화에 이르게 된다. 선진국과 후진국간의 갑작스러운 자유무역 시행으로 후진국에서 가장 발전적인 지식집약적 산업을 제거하는 효과를 말한다. 후진국은 규모의 경제 효과를 상실하고 보다 열등한 기술이 요구되는 생산에 특화하게 된다. 원자재 생산에 특화되면서 기존의 가공품 생산체계는 무너지게 된다. 원자재 생산부문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확체감의 저주에 의해 자본 투입이 줄고 노동 투입만 증가하면서 원시적인 방식으로 퇴보한다.


    세계화의 시작점에서 빈국의 허약한 산업경제는 그야말로 충격요법의 대상이 되었다. 하루아침에 자유무역을 맞닥뜨린 것이다. 급격하게 진행된 자유무역은 빈국의 수확체증 활동을 없애고 산업의 죽음을 불러왔다. 현재의 부국이 과거에 제조업 육성을 위해 독일의 교육이나 미국의 유치산업 보호와 같은 방식으로 보호무역을 시행하던 과정은 경제발전에 필수적이다.


    관세의 필요성과 자유무역 시행 시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타당하다. 이렇게 해서 제조업 육성 또는 산업 보호에 성공하고 나면 더 큰 시장이 필요하게 되어 초기에 필수적이었던 보호주의가 방해 요인이 되는 시점이 도래한다. 그러므로 선진국은 후진국에 자유무역을 강권하게 된다. 식민주의는 다름 아닌 경제 정책이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기 제국주의 국가들은 식민지를 원자재 공급처와 가공품 판매처로 삼았고, 20세기 말에 불어닥친 세계화는 식민화과정이나 다름없었다.


    사다리를 타고 정상에 오른 사람이 그 사다리를 걷어차 버리는 것은 다른 이들이 그 뒤를 이어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수단을 빼앗아버리는 행위로, 이미 잘 알려진 교활한 방법이다. 보호관세와 항해 규제를 통해 다른 국가들이 감히 경쟁에 나설 수 없을 정도로 산업과 운송업을 발전시킨 국가의 입장에서는 정작 자신이 딛고 올라온 사다리(정책 및 제도)는 치워버리고 다른 국가들에는 자유무역의 장점을 강조하면서 지금까지 자신이 잘못된 길을 걸어왔고, 뒤늦게 자유무역의 가치를 깨달았다고 참회하는 어조로 선언하는 것보다 더 현명한 일은 없을 것이다. 영국이 실제로 행한 사다리 걷어차기를 통해 식민지 국가들과 경쟁국들에 사용한 정책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영국은 식민지 국가들에 원자재 생산을 권장했다. 둘째, 식민지 국가들에 일부 제조업 활동을 금지했다. 셋째, 자국의 제조업 육성을 위해 경쟁관계에 있던 식민지 상품들의 수입을 금지했다. 넷째, 식민지 국가들의 관세정책을 억제했다.


    경제정책의 목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평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을 사회적 후생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후생 극대화에 집중한다면 장기적인 성장과 발전에 및는 영향을 중시해야 한다. 형평성을 중시한다면 고용, 분배, 빈곤에 미치는 영향을 주목해야하고, 지속가능성을 중시한다면 환경오염이나, 자원고갈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 올바른 경제정책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피해를 보는 자의 손실보다 수혜자의 이익이 큰 정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회 전체의 부가 늘어나 사회 구성원들이 받는 혜택을 증가시키는 정책이 좋은 경제정책이다.



    경제학의 비전

    비전은 조지프 슘페터가 경제과학을 설명하며 사용한 개념으로, 분석 이전의 인지 행위를 말한다. 과학과 이념을 구분하는 차이는 분석에 있고, 분석의 단계를 거쳐야 과학이라고 할 수 있는데, 비전은 분석 이전의 단계에서 이념의 영향을 받은 인지 행위로 분석구조의 형식과 틀을 형성한다.


    경제학은 다른 사회과학과 달리 행위의 법칙적 규칙성을 탐구한다. 추론의 고리가 큰 역할을 하며 인과적 연쇄성을 발전시킨다. 따라서 분석은 경제학에서 중심적 지위를 갖는다. 그러나 분석만으로는 경제학이 완성될 수 없다. 현대 경제학에서 고급 이론화 작업에 대한 지나친 추구가 현실성을 잃게 만들고 있다. 경제학적 분석이 사회적 배경과 분리될 수 있다는 주류 경제학의 경향적 사고가 단순함과 오만함을 드러낸 결과다. 실업의 원인이 노동자의 합리적 선택이라 설명하면서 인간의 삶을 외면하고 현실과 괴리된 현학적 이론화에만 매달리는 것처럼 말이다.


    모든 경제 현상은 사회적 기원을 갖는다. 경제 행위의 사회적 배경을 인정하지 않으면 경제학의 유용성을 담보할 수 없다. 경제학이 생명력을 갖고 현실을 설명하려면 사회적, 역사적 특수성을 고려하는 올바른 비전을 확립해야 한다.


    고전적 상황을 형성한 경제학에서는 하나같이 뚜렷한 비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제학은 언제나 당대의 사회적 정치적 상황을 배경으로 탄생했고, 시대적인 사회, 경제 문제를 설명하고 해결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았다. 케인수주의 합의 이후 경제학이 ‘비전’을 외면하고 ‘분석’에만 치중했기 때문이다. 분석이 경제학을 찬란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분석을 떠받치고 있는 비전이라는 토대 없이는 경제학이 분석에 의해 빛날 수 없다.


    우리는 경제 문제가 생산의 문제와 분배의 문제로 구성되고 경제학은 경제 문제 해결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출발점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생존의 유지와 행복을 달성을 경제학의 목표로 삼는다면 경제학이 경제발전을 추동할 수 있어야 한다. 경제 발전은 성장뿐 아니라 경제구조의 전환을 수반하는 것이다. 빈곤을 해결하고 불평등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함께 진행되어야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 경제학은 정의로운 경제발전을 안내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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