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청 도서요약
   국내도서 요약 

부를 재편하는 금융 대혁명

저   자
마리온 라부 외(역:강성호)
출판사
미디어숲
출판일
2022년 00월







  • 하버드대학 최고 인기 금융 강의! 현재 전 세계의 금융가는 블록체인 혁명이 진행 중이고 코로나 팬데믹이 디지털 전환을 앞당기면서 금융 혁명의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습니다. 파괴적 금융혁명의 시대를 견인하고 있는 가상화폐와 핀테크가 이끌 미래를 이야기합니다.



    부를 재편하는 금융 대혁명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MZ세대

    전후 베이비붐 세대는 그 부모 세대보다 더 많은 소득과 더 큰 사회적 혜택을 얻었다. 그러나 오늘날 대부분 선진국의 상황은 더 나아질 거란 기대와 다르게 불평등은 심화되고 있으며, 일자리는 사라져 가고, 이에 따른 소득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와 현재의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면 이러한 추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구조도 불평등을 심화했다. 불평등을 심화하는 대표적인 경제구조적 요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가 간 무역과 금융장벽이 낮아졌다. 수출입과 해외 투자가 자유롭다면 기업가 입장에서는 굳이 국내 노동자에게 의존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둘째, 저숙련 노동자의 수요 감소다. 이제 단순한 인간의 노동은 기계가 대체하고 있다. 이러한 자동화로 인해 지난 10년간 노동시장에서는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 결과 저숙련 노동자의 임금은 하락하는 반면, 고숙련 노동자의 임금은 상승하고 있다. 셋째, 선진국의 인구구조의 변화이다. 고령층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경제에 종사할 수 있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를 의미하며, 동시에 의료, 복지, 연금 관련 정부 지출이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요인들은 밀레니얼 세대인 2030세대가 앞으로 양질의 복지혜택을 누리기 어려워진다는 것을 뜻하며, 각자가 알아서 노후 대비 자금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마저도 쉽지 않다. 오늘날의 밀레니얼 세대는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졸업과 동시에 학자금 대출을 떠안고 사회로 나오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눈을 돌렸던 부동산 시장도 주택가격의 상승요인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주택가격은 크게 도시화의 정도, 경제 성장률, 금리 수준에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이 요인들이 모두 주택가격 상승에 부정적으로 돌아섰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의 대출 조건은 까다로워졌고 동일한 주택으로 받을 수 있는 대출한도는 줄어들었다. 2008년 이후부터는 대출에 대한 훨씬 더 많은 규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매우 예외적인 지역을 제외하면 주택 시장은 과거와 달리 초활황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수요 측면에서도 그렇다. 금리인상과 대출 규제로 주택 구요 수요는 줄어들 것이다. 이는 청년층이 주택을 구입하거나 주택으로 돈을 벌 가능성은 점차 사라져 간다는 것을 뜻한다.


    기술 혁신은 노동시장과 사람들의 생활방식에 일대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선진국의 노동시장은 저숙련 일자리를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체하며 노동시장에 커다란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일자리가 많이 생겨났지만 이 일자리의 99%이상은 대줄 이상의 고학력자의 몫이다. 이는 자동화와 같은 기술 혁신 때문이다. 아울러 외국인 노동자들이 국내의 일자리를 차지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2가지 요인에 따라 저학력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은 제자리에 머물거나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고숙련 노동자들의 임금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앞으로 오랜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지금 일어나는 기술 혁명은 단순 저숙련 노동력을 대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술 혁명은 고소득 전문직 일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 혁명이 반드시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결과만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간과 기계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미래에 인간과 기계는 공존할 가능성이 크다. 여전히 인간과 기계가 지닌 각각의 고유한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일자리는 인간과 기계가 협업하는 방식으로 존재할 것이다. 물론 일부 일자리는 기계에 의해 완전히 대체되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도 할 것이다. 같은 직업이더라도 기술 혁신의 주체가 선진국이냐, 개도국이냐에 따라 그 운명이 달라진다. 선진국에서는 사라질 수도 있는 일자리가 개도국에서는 새롭게 생겨날 수도 있다. 경제적, 지리적 위치에 따라 일자리의 창출과 소멸이 달리 나타나는 것이다. 선진국에 존재하던 오래된 일자리는 개도국으로 이전될 것이며, 선진국은 고부가가치 일자리들이 생겨날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밀레니얼 세대는 이전 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경제적 환경 속에서 사회로 진출하고 있다. 그 결과, 밀레니얼 세대가 금융제도의 혜택을 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들은 대출을 받기도 어려우며, 소득도 불안정해 저축할 여력도 매우 낮다. 이들도 금융위기의 여파로 금융의 도움을 받기 어려워진 ‘서브프라임 세대(Subprime generation)’가 된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은행의 건전성은 훨씬 강화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저신용자에게 더 많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포용’ 기능은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금융 소외계층에 만연한 새로운 금유형의 금융 위기인 것이다.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인구가 금융권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은 단순한 위태로움이 아니다. 가장 원초적이며 근본적인 위험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금융 소외층들이 아직 접해 보지도 못한 금융은 이들이 다가설 틈도 없이 이미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금융 시대, 은행의 운명

    오늘날의 디지털 혁명은 모두 인공지능이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지털 혁명은 금융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새로운 디지털 기술로 전통적인 금융을 대체하는 것을 ‘핀테크’라 부르는데, 이 기술은 기업과 정부, 개인이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고 있다. 세계 경제에서 핀테크의 영향력이 본격화된 것은 2007-8년에 일어난 글로벌 금융위기부터다. 금융의 위기는 어느 때고 세계의 시장을 흔들었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21세기 초의 금융위기는 은행을 규제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은행 조직과 은행의 운영 방식 등 금융 산업에 관한 전통적 방식을 모조리 바꾸어 버렸다. 기존 금융 시스템에 서서히 균열이 생기자 일부 투자자들은 새로운 금융 서비스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태어난 것이 바로 ‘핀테크’이다. 핀테크 산업은 서서히 부상해 온라인 결제 기업인 스트라이프(Stripe), 대출 플랫폼인 소파이(SoFi), 중국의 온라인 결제 기업인 알리페이(Alipay) 등과 같은 기업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핀테크는 그동안 금융 산업이 진출하지 못했던 미지의 영역을 새롭게 개척하는 파격적인 금융이었다.


    핀테크는 어떤 기술력으로 전통적인 금융시장을 앞서나갈 수 있었던 것일까? 핀테크가 강조하는 4가지 핵심 기술은 바로 인공지능(AI), 사이버보안(Cybersecurity), 블록체인(Blockchain), 그리고 인슈어테크(Insurtech)이다. 핀테크 혁신으로 현재 금융계는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앞으로 은행은 어떤 형태로 달라지게 될까? 핀테크 혁명으로 은행이라는 존재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현재로서는 은행이나 보험사가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금융회사들도 디지털 시대에 맞게 변화해 나갈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해 있다.


    앞으로는 금융시장의 전통적인 강자였던 은행과 새로운 핀테크 기업 사이의 경쟁이 심화되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사실 은행은 수십 년간 오래된 방식의 사업모델을 고수하고 있다. 예금을 받고, 대출을 하고, 송금을 하는 것이 은행업의 전부다. 따라서 금융시장의 틈새를 치고 들어오는 핀테크 회사의 서비스는 기존 금융업계에 혁명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핀테크 기업의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핀테크는 아직 초기 단계의 산업이다. 이들은 시장에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비교적 규제가 까다롭지 않다. 느슨한 규제는 핀테크 기업을 더욱 민첩하게 만들고, 이들이 혁신 서비스를 쉽게 개발하는 제도적 요인이 되고 있다. 반면,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기업의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복잡한 규제를 받고 있어 혁신하기가 쉽지 않다.


    둘째, 핀테크 기업에는 지리적 한계가 없다. 대부분 전통적 은행보다 더 많은 소비자를 확보할 수 있으며, 더 넓은 지역에서 영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들은 복잡한 금융거래를 단순화시키고 누구나 금융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다. 예를 들어 인공 지능을 활용해 자산을 관리해 주는 로보어드바이저는 프라이빗뱅킹과 같은 전문 자산관리 서비스를 누구나 누릴 수 있도록 한다. 투자비용은 크게 줄어들고, 수준 높은 금융 서비스가 대중화되는 것이다.


    셋째, 핀테크 기업은 자세한 고객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핀테크 기업들이 전통적인 금융기관과는 다른 전략을 구사할 수 있도록 해 주고, 다른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게 한다.


    넷째, 핀테크는 동일한 금융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한다. 이들 회사의 필수 운영비용도 은행과 같은 대형 금융기관보다 낮을 뿐만 아니라,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훨씬 낮다. 자기자본으로 대출을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대출 플랫폼에 모여든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은행과 핀테크 기업의 통합이나 제휴는 두 기업의 문화 차이로 인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많은 은행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은행업에서 핵심 역량이 되는 영역, 즉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스토리지, 자동화, 사물인터넷, 블록체인에 대해서는 내부 연구소를 설립해 역량을 기르기도 한다. 만약, 자체적 혁신 시도가 성공한다면 이러한 방식의 연구개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10년 뒤 글로벌 금융시장을 지배하는 은행은 아마도 새로운 기술을 가장 활용하는 은행이지 결코 금융상품을 잘 만들어내는 은행은 아닐 것이다.


    혁신을 주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역사적으로 봐도, 과거의 지도자들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지만, 성공하지 못한 예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AT&T가 스카이프(Skype)를 출시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CNN도 트위터를 만들 수 있었다. 메리어트 호텔 역시 에어비앤비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역사가 말해 주듯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오늘날 금융 인프라를 짓누르고 있다. 이전의 패러다임 전환과 마찬가지로 블록체인이 승자와 패자를 만들 것이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월스트리트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금융위기의 가장 큰 문제는 일부 은행이 ‘너무 대형화되어 파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물론 금융위기 이후 은행은 적절히 관리되고 있다. 그렇다면 새롭게 등장한 핀테크 산업에 내재한 위험은 어떨까? 어쩌면 다음번 금융위기는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될지도 모른다.


    핀테크 혁신의 이면에는 시장의 안정을 위협하는 리스크가 내포되어 있으며, 이러한 리스크 요인은 3가지로 요약된다. 핀테크 기업들은 향후 발생할지도 모르는 부정적 충격에 취약하다. 사업을 다각화하지 않으며, 많은 핀텤 기업이 여전히 적자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핀테크 기업이 파산하면 어떻게 될까? 은행과 같은 예금자 보호 장치가 없기 때문에 고객들은 대규모 환불 소동을 벌일 수밖에 없다.


    또한 핀테크 기업은 관리 감독을 하기가 어렵다. 대부분 복잡한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외부인의 관점에서 얼마나 많은 리스크를 부담하고 있으며, 이 리스크를 얼마나 잘 대비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평가하기 어렵다. 일부 핀테크 기업들이 자금세탁 목적의 거래를 하거나, 소비자들로부터 자금을 사취하기 위한 금융사기를 시도하더라도, 적발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마지막으로 핀테크 업계 전반을 아우르는 공통된 가이드나 공통의 지침을 만들어내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전통적인 금융기관들이 다양한 금융 규제를 통해 질서 있게 운영되고 있는 반면, 핀테크 업계는 담당하는 업무의 범위가 넓고 참여자가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금융의 미래는 월스트리트에서 실리콘밸리로 이동할 것이다. 아니면 베이징, 항저우, 선전으로 이동할지도 모른다. 핀테크 산업의 성장과 함께 정부와 감독 당국 역시 잠재되어 있는 시스템 리스크를 이해하고, 관리하고, 보완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불평등과 금융 소외 문제를 푸는 해법

    지난 25년은 인류 역사상 전례 없는 성장이 이루어진 시기였다. 1980년 이래로 1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극심한 빈곤에서 벗어났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의 빈곤율은 1990년 35%에서 2013년 11%로 떨어졌다. 1981년과 2008년 사이에 하루 1.24달러 미만인 빈곤선 이하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동아시아 지역, 특히 중국에서 크게 감소했다.


    다른 개도국들도 중국과 인도와 같이 급격히 성장했다. 지난 20년 동안 많은 신흥 경제국들은 복잡한 변화 과정을 경험했다. 이러한 변화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중산층의 성장이다. 절대 빈곤층이 사라지며 중산층으로 편입되기 시작했다. 2015년 기준, 세계 10대 중산층 시장에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급격한 경제 성장은 때때로 부작용을 낳는다. 바로 불평등 문제다. 절대 소득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1998년과 2011년 사이에 개도국과 신흥 경제국의 약 3분의 2의 나라에서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었다. 성장의 혜택이 소수에게만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신흥국의 소득 격차는 선진국보다 더욱 심각하다. 중국에서 소득 기준으로 상위 10% 사람들이 벌고 있는 소득은 하위 10% 사람들의 13배 수준이다. 반면, 미국에서의 상하위 소득격차는 5배에 불과하다. 불평등의 심화는 장기적인 경제 성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상위 20%의 소득 점유율이 올라가면 중기적으로 경제 성장률이 하락한다는 연구결과도 존재한다. 반대로, 하위 20%의 소득 점유율이 증가하면 GDP 성장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있다.


    불평등 심화의 주된 원인은 일자리의 변화다. 지난 40년 동안, 세계화의 진전에 따라 무역이 확대되고 금융 서비스의 규모가 커졌다. 이에 따라 서비스 분야의 종사자가 많아졌지만 전통적인 일자리는 정체된 채로 남겨졌다. 이는 무엇을 뜻할까? 바로 서비스 부문과 농업 부문 종사자의 임금 격차가 커지고 있음을 말한다. 이러한 이유로 경제 성장에 따라 불평등도 계속 심화되는 것이다. 경제학에서는 개도국의 이런 경제구조를 ‘이중 경제(Dual beginner economies)’라고 부른다.


    ‘이중 경제’란 경제구조가 전통적 분야와 새로운 분야로 나뉘어 임금 격차가 존재하는 경제구조다. 비농업 부문의 고용 증가는 극심한 빈곤에서 시달리는 사람들을 중간 빈곤 수준으로 구제하는 효과가 있다. 비농업 부문은 일반적으로 다양한 기술개발과 높은 교육수준을 요구하는 탓에 높은 소득을 받게 된다. 따라서 농업 중심의 국가가 산업화를 거치면 빈곤과 불평등이 줄어든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경제구조로 성공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3가지 중요한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바로 인프라와 교육, 의료다.


    도로나 통신 등의 인프라 부족은 개도국이 직면한 가장 커다란 장벽이다. 이러한 이유로 유엔은 ‘인프라 확충’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목표로 내세웠다. 인프라 건설에 드는 비용은 일반적으로 10억-1조 달러 이상으로, 이는 개도국 입장에서는 부담하기 힘든 수준이다. 또한 많은 국가의 인프라는 단순히 보수정비로 끝나는 정도가 아니라, 대대적인 공사가 필요한 수준이다. 결국 개도국 정부는 인프라 건설이나 보수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민간 기업 투자나 외국인 직접 투자에 의존하게 된다.


    교육 서비스와 의료 서비스 부족도 커다란 문제다.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소득 기준 하위 20%학생의 대학 진학률은 상위 20% 학생의 20분의 1이다. 저소득 가정의 자녀로 태어난다는 것은 교육과 의료 등 기초적인 투자를 받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에게 필수적인 교육과 의료에 대한 투자는 인간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미래 성장 기회를 결정하고, 생활수준, 장래희망 및 자아 인식 등에 큰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신흥국들이 소득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한 것은 일자리와 산업구조의 개편 외에 또 하나가 있다. 바로 핀테크를 통한 금융 접근성 확대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금융 소외가 여성과 영세기업,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ADB는 개인과 기업이 금융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소외된 이들의 문제를 해결한다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과 같이 경제 규모가 큰 국가에서도 경제 성장률을 9-14% 증가시킬 수 있다고 추정했다. 금융 소외를 완화하는 것은 캄보디아나 미얀마와 같은 소규모 국가에서는 그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것이다. 현재 소규모 신흥 국가에서는 소수의 선택받은 개인과 기업만이 공식적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핀테크이다. 핀테크는 금융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해 생산성과 소득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저소득층은 중산층이 될 수 있고,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비공식 부문의 일자리가 과세와 통제가 이루어지는 공식 부문으로 전환될 것이다. 게다가 과세를 통해 정부의 재정 수입이 확보되면 정부는 재분배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핀테크의 또 다른 이점은 신흥 경제국의 경우 기존 인프라와 충돌 없이 채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개도국은 지난 100년 동안 선진국들이 건설한 값비싼 기반 시설을 뛰어넘을 수 있는 첫 번째 수혜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핀테크가 어떻게 경제 성장에 따른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을까. 핀테크의 불평등 해소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신용(대출) 접근성 증가: 핀테크를 통해 길가의 노점상을 포함한 영세기업, 중소기업도 신용(대출)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자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빈곤에서 벗어날 기회를 얻는다는 것을 뜻한다.

    2. 개인 저축을 안전한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전환: 금융 서비스를 받지 못한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불안정하게 저축을 해야 했고, 급하게 돈이 필요한 경우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야 했다. 그러나 핀테크가 확산되면, 개인적인 저축대신 핀테크가 제공하는 저축, 투자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이는 현금 경제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절도 혹은 사기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할 것이다.

    3. 위험관리 방식의 개선: 저소득 가구나 영세기업의 위험관리 방식은 고소득 가구와는 완전히 다르다. 이들은 사기나 절도를 당할 가능성이 큰데다 보험처럼 위험을 관리할 수단도 없다. 핀테크는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모두의 위험관리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으며, 이를 위한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4. 정보 비대칭 감소: 개도국에서는 거래 중개인들이 많은 수수료를 떼어 간다. 만약 핀테크가 거래 주체들에게 시장가격 정보를 직접 제공한다면 중개인들의 영향력을 줄일 수 있다. 예컨대, 핀테크는 상하기 쉬운 농산물의 시장가격을 농부들에게 즉각적으로 알려주며, 농부는 자신의 농산물을 가장 수익성 높은 시장에 배송할 수도 있다. 농부의 입장에서는 농산물 보관비용을 줄이고 가장 높은 시장가격으로 물건을 즉시 판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5. 제품 및 서비스 비용 절감: B2C, C2C 및 G2C 등과 같은 전자상거래 방식은 그동안 시장에 접근할 수 없었던 소외 계층에게도 편리함과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거래가 촉진된다는 것은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더 나은 경제적, 사회적 결과를 낳는다.

    6. 거래비용 절감: 모바일 머니를 사용하면, 은행 지점의 필요성은 사라진다. 이는 매달 은행을 방문해야 하는 사람들의 시간과 교통비를 절감시켜 주고 이는 많은 기초생활수급자가 생활비를 인출하는데 드는 비용도 크게 줄여줄 것이다.

    우리는 도시와 농촌 간 경제 격차를 해소하거나 개도국 국민의 생활수준을 개선하는 데는 핀테크 외에도 다양한 수단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핀테크는 그저 불평등을 감소시키는 다양한 전략중 하나이다. 핀테크 및 다양한 수단을 위한 환경은 바로 인터넷 접속 인프라다.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장치와 인터넷 사용은 핀테크를 위한 선결 조건이다. 핀테크 기술은 국가가 강력한 사회 인프라 시설을 미리 구축해 두었을 때 그 잠재력이 100% 발휘된다. 핀테크 보급에 앞서 정부의 적극적 투자가 선행되어야 하는 이유다.


    이제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금융과 기술은 서로 엉키며 함께 발전해 나간다. 인터넷 뱅킹, 모바일 결제, 크라우드 펀딩, P2P 대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온라인 실명 인증과 같은 수많은 혁신이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다. 만약 디지털 기술이 더욱 발전하고, 농촌 지역에서 더 많은 디지털 상거래가 이루어진다며, 그때야 비로소 핀테크 기술이 금융포용을 한층 더 심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디지털 화폐

    불과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화폐는 금과 같은 귀금속과 그 가치가 연동되어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귀금속을 통한 가치 보증이 필요 없는 명목 화폐(Fiat currencies)가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보호조차 없는 화폐들도 등장했다. 디지털 화폐 또는 전자화폐인 가상화폐, 암호화폐,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디지털 화폐는 현재의 현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발행, 유통될 것이다. 이 방식은 다양하게 설계될 수 있다. 화폐 공급 기관을 두고 중앙집중화할 수도 있으며, 완전히 분산할 수도 있다. 만약 화폐 공급과 유통이 분산된다면 다양한 기관과 미리 짜여 있는 규칙에 의해 통화 공급이 조정된다.


    디지털 화폐가 결제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이해 관계자와의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여기서 주요 이해관계자란 알리페이, 위챗페이, 애플페이, 구글페이 등과 같은 모바일 결제 앱, 신용카드회사, 알리바바, 아마존, 월마트와 같은 소매업체 등을 말한다. 만약 정부가 디지털 화폐를 지원하고, 화폐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소비자와 상인이 새로운 디지털 통화를 통해 더 많은 가치를 얻을 수 있다면, 디지털 화폐는 결제 시장의 표준으로 빠르게 자리 잡을 수도 있다.


    중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미국의 3,600명 고객을 대상으로 우리가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밀레니얼 세대는 디지털 통화가 차세대 화폐가 되리라 믿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대다수는 암호화폐가 경제에 유용하며, 실제로 암호화폐를 사고 판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들 중 3분의 1 이상은 암호화폐가 이미 현금을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암호화폐는 세상을 뒤집을 금융 대혁명의 기초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2019년 페이스북이 발표했던 암호화폐 디엠은 민간 기업에 의해 관리되는 디지털 화폐다. 그런데 만약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는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법정화폐의 특성을 띨 뿐만 아니라, 은행과 같은 중개 금융기관 없이도 자금 이체가 가능해질 것이다. 이미 많은 중앙은행이 현금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ank of International Settlements, 2021)에 따르면 중앙은행의 86%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인 CBDC를 개발하고 있다. 세계 인구의 약 20%가 속해 있는 국가들의 중앙은행은 향후 3년 이내에 범용 CBDC를 발행할 가능성이 크다. 범용 CBDC를 발생하는 목적은 금융안정, 통화정책적 목표, 금융포용, 지급결제의 효율성, 결제과정의 보안문제 등 다양하다.


    디지털 결제 수단이 대중화된 아시아권 국가에서는 코로나 이후 결제 시스템이 더 빨리 변화할 수도 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에는 신기술에 개방적인 젊은 인구가 유럽이나 미국보다 훨씬 많이 거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서구의 결제 습관을 바꿀지도 모른다. 노령 인구의 비중이 높은 국가에서는 현금을 통한 바이러스 전파가 심각한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중장기적으로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CBDC)개발에 대한 요구가 빗발칠 것이다.


    이 모든 문제는 머지않은 미래의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부가 플랫폼 기업과 협력하여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제도적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정보, 인력, 상품과 서비스가 국경을 넘나드는 상황에서 국가를 구성하던 전통적인 요소들은 이미 커다란 변화를 맞고 있다. 게다가 국경을 초월한 디지털 통화의 등장과 글로벌 시장에서 활동할 플랫폼 기업에 의해 전통적 의미의 국가는 또 다른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 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의 역할과 권한도 새로운 변화 속에서 도전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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