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청 도서요약
   국내도서 요약 

저는 브랜딩을 하는 사람입니다

저   자
허준 (지은이)
출판사
필름(Feelm)
출판일
2024년 05월







  • 10년 넘게 브랜드를 알리는 일을 하며 노티드, 다운타우너, 글로우서울을 브랜딩한 CMO가 브랜딩의 원칙을 전합니다. 브랜딩의 첫 단계부터 차근차근 밝아갈 수 있도록 정리했고, 브랜딩의 기본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브랜딩에 꼭 필요한 요소들만 모았습니다!



    저는 브랜딩을 하는 사람입니다


    왜 브랜딩인가

    브랜딩의 시대가 왔다

    왜 ‘브랜딩’이란 단어가 유행처럼 번지게 되었을까?

    과거에 창업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창업은 마치 엄청난 대의를 품은 현자만이 시작할 수 있는 일처럼 보였다. 우리는 굳건히 자리 잡힌 큰 기업에 들어가 회사의 그늘 아래 안정적인 생활을 꿈꾸곤 했다. 나에게 주어진 업무만 성실하게 잘 해내면 회사에서 신임을 얻고, 성장하고, 큰돈도 벌 수 있었다. 그에 비해 창업은 어려운 길을 가는 가시덩굴 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의 발달로 네이버에서 스마트 스토어를 개설하여 뭐라도 올려 놓으면 팔리는 시대가 되었다. 가게를 차릴 필요도 없이 온라인 스토어를 이용하면 되고, 상품을 만들기 어렵다면 대면 한 번 없이 좋은 제품을 해외에서 소싱할 수 있다. 얼마나 창업하기 좋은 세상인가? 정보를 공유하는 일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이 빨라지면서 창업의 기회를 찾아 떠나는 젊은 도전자들이 늘어났다. 그들의 작은 승리들은 창업의 시대를 열었다.


    이들이 처음 창업할 당시 고민은 바로 마케팅과 홍보였다. 가게와 상품까지 준비된 상태에서 없었던 것이 바로 홍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의 발달은 홍보의 영역까지도 쉽게 바꿔버렸다. 블로그, 카페 등 다양한 온라인 마케팅 방법이 생겨났고, 먼저 도전했던 사람들은 그 홍보의 힘을 톡톡히 보며 자신들의 브랜드를 손쉽게 키웠다.


    홍보 한 번 하기도 어려웠던 세상은 끝났다

    이제 개인도 인스타그램의 메타 광고를 개인 카드로 진행하며 광고까지 너무 손쉬워진 세상에 살게 되었다. 예전에는 일부 업체가 했었는데 이제는 인스타그램 DM으로도 광고 제안이 수십 건씩 온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나 플레이스를 오픈하면 어떻게 알고 ‘사장님, 월에 얼마면 이렇게 노출되고 저렇게 상위노출 된다’는 전화가 수십 통이 온다.


    이미 매장을 열기도, 상품을 만들기도, 홍보하고 알리기에도 너무 쉬워진 세상에서 그다음 경쟁력이 무엇일까? 이 고민은 정체성을 명확하게 만들고 전개하는 브랜딩이란 키워드로 귀결되었다. 자영업자가 많아지면서 과거에는 몇 개 없던 브랜드들이 무수하게 쏟아지고 홍보할 수 있는 수단도 너무 많아진 지금, 브랜딩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브랜딩은 기술이 아니라 방향성이다

    브랜딩은 무엇일까? 단어를 살펴보자. Branding! Brand+ing.브랜드에 ‘ing’가 붙은 것이 바로 브랜딩이다. ing가 붙어서 생기는 의미는 누구나 알 것이다. 바로 현재 진행형이다. 즉 브랜딩은 브랜드의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브랜드를 ‘나’로 치환하여 말한다면 내가 살고 있는 지금 그리고 살아가는 과정을 브랜딩이라 말할 수 있다.


    ‘아니, 무슨 인생이 그럼 브랜딩이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정확하게 맞췄다. 브랜딩은 브랜드의 인생을 말한다. 우리는 모두 인생을 풍요롭고 멋지게 살기 위해 계획하고, 실행하고, 성공하고, 실패한다. 똑같이 하나의 브랜드도 그 브랜드의 인생이 있고 계획도, 실행도, 성공도, 실패도 경험하며 나아간다. 그 모든 과정이 인생이고 브랜드에게는 브랜딩이다. 결국 브랜드가 탄생하는 시점부터 사라지는 순간까지의 모든 스토리가 바로 ‘브랜드의 인생’이자 다른 말로 브랜딩인 것이다.


    갑자기 브랜드의 인생이라고 들으면 조금은 모호하고 어려울 수 있다. 그리고 이미 결론이 나온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ing’가 더욱 중요하고, 지금의 순간과 앞으로의 모습 모두가 브랜딩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브랜딩은 결국 브랜드의 ‘방향성’과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ing

    우리 모두 각자의 정체성을 갖고 살아간다. 그 정체성에 맞춰 삶의 방향성을 정하고, 길을 걷고, 실천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브랜드도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그것을 지켜서 목적지를 설정하고 나아간다면 그 모든 과정과 방향이야말로 브랜딩이다.


    브랜딩과 마케팅의 차이점

    브랜딩을 주제로 한 개인 자문이나 강연을 다니다 보면 브랜딩은 마케팅팀에서 하는 분야 또는 컬쳐팀이나 따로 팀이 있어서 진행되는 기술이나 퍼포먼스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렇게 생각하면 매우 위험하다.


    물론 나의 이야기가 절대적인 정답은 아니다. 하지만 납득할 만한 근거는 있다. 다시 앞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브랜드는 ‘나’, 브랜딩은 ‘방향성’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마케팅은 무엇일까? 마케팅은 바로 ‘수단’이다. 나(브랜드)가 정체성을 정하고, 그 정체성에 의거해 방향성(브랜딩)을 설정했을 때 그 방향은 무조건 목적지를 갖게 된다.


    목적지가 정해졌다면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야 한다. 누군가는 “왜 달려가? 차 타고 가면 되지!” “뭐? 차? 난 비행기 타고 갈래!”라고 말할 것이다. 목적지에 가는 방법과 수단은 매우 다양하다. 그리고 이 수단이 결국 '마케팅'이다. 정리하자면 내 브랜드의 방향성과 목적지를 가기 위한 최단거리 수단! 그것이 바로 마케팅이다.


    마케팅은 매출을 만들어내기 위한 수단

    보통 마케팅은 왜 하는가? 아마도 내 서비스나 제품을 빠르게 알려서 높은 매출을 달성하기 위함이다. 그러기 위해 마케팅 안에 홍보를 활용해 브랜드를 알리고 그로스 마케팅과 퍼포먼스 마케팅을 통해 효율적인 매출을 만들려고 한다.


    그런데 높은 매출을 기록한 뒤 고객이 다시 내 제품이나 서비스를 찾아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게 과연 성공한 마케팅일까? 맞다. 나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마케팅은 당장의 매출을 만들기 위한 수단이지 다음 매출을 만들기 위한 전략은 아니기 때문이다.



    나의 브랜딩 원칙

    브랜드의 가치를 찾아 전달했는가

    노티드는 왜 도넛을 선택했을까

    압구정 로데오 주변에 유명한 패션브랜드 마케터로 일하는 지인의 한마디가 큰 상처가 된 적이 있었다. 뜬금없이 그 친구가 “오빠! 노티드 정말 좋아. 6시 이후 가면 미팅하기에 너무 조용하고 쾌적한데 심지어 디저트에 음료도 맛있어서 나 엄청 자주 가!”라고 말을 건넨 것이다. 그녀의 말이 상처였던 건 당시 너무나도 맞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리틀넥은 뾰족한 메뉴, 메뉴의 특성을 극대화한 맛, 그 이상의 서비스가 3박자를 맞추며 조금의 홍보에도 파급효과가 매우 크게 돌아왔다. 그런데 노티드는 이런 게 없었던 시점이었다. 쁘띠 케이크들이 주력으로 있었지만 어딜 가든 만날 수 있는 케이크였으며 심지어 사이즈 대비 비싸게 인식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지금도 그렇지만 도산공원 앞은 밤이 되면 다른 골목에 비해 유독 어두웠고 사람의 발길이 금방 끊긴다. 조용한 매장에서 미팅을 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긴 하다. 아마도 그 친구는 놀리려는 의미보단 정말 노티드를 칭찬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속은 몰랐으니 그러지 않았을까? 난 미팅하기 좋은 카페로 노티드가 꼽히는 게 싫었고 당시에는 같이 웃으며 이야기했지만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에 뭔가 씁쓸함이 남았다.


    그렇다고 장사가 안된 건 아니었다. 매번 피크 시간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만석이었지만 영업이 종료되고 나면 매출은 기대보다 형편없었다. 아니 솔직히 적지 않은 매출이었지만 도산공원 앞 임대료와 인건비, 재료비를 내고 나면 남는 돈이 없었다. 그렇다고 디저트나 음료가 별로였는가? 내 기준에서는 그렇진 않았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고 음식을 즐기기 위해 오는 카페라는 인식보다는 티타임을 하고 대화를 하기 위해 오는 카페의 이미지가 강했던 것 같다.


    당시 지금처럼 카페를 줄 서서 기다리는 분위기는 거의 없었으며 음식점들 앞에 줄은 서도 카페는 적당한 곳에 가서 자리가 없으면 다른 곳으로 옮기는 대체제가 많은 장소였다. 음식점에서 줄을 서서 먹고 난 뒤 카페까지 줄 서서 기다리고 싶은 고객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고객의 손에 뭐라도 쥐어서 보낼 수 있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해결은 되지 않고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고민한 전략은 임대료가 비교적 저렴한 지하나 2~3층으로 매장을 옮기는 것이었다. 압구정 로데오 안에 있는 다양한 부동산을 돌아다니며 퀴퀴한 지하의 몸이 안 좋을 것 같은 공기를 마시며 찾아다녔다. 그러나 그런 공간들에서 노티드가 연상되거나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는 전혀 다른 곳에서 싹트고 있었다. 언제였던가? 미팅 때문에 노티드 매장 테이블에서 대표와 앉아 이야기를 하는 중에 여러 손님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가 자리가 없는 것을 보고 돌아가는 것을 몇 팀 본 적이 있었다. 첫 번째로 우린 우리가 여기서 미팅을 안 했으면 저들이 앉아 매출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고 두 번째로는 저렇게 돌아가는 손님들을 어떻게 하면 기다리게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그러다 대표의 입에서 돌아가더라도 뭐라도 쥐어서 보냈으면 좋겠단 말이 나왔다!


    맞다! 아니 꼭 매장에서 먹어야 하나? 뭐라도 구매해서 들고 가면 그 또한 매출이 아니던가? 고객들은 우리 매장을 대화하기 좋은 쾌적한 카페 정도로 여겼고 그것을 벗어나야겠다며 고민했었는데 왜 우린 진작 이 생각을 못했던가!! 먹다 남든 아니면 맛있어서 집에 갈 때 하나 더 포장하든, 테이크아웃을 서비스가 아닌 목적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그 고민에서 노티드의 테이크아웃 메뉴 개발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유명하다는 테이크아웃 메뉴들을 찾아 연희동에 먹으러도 가 보고 여기저기 많이 다녔다. 그리고 양갱도 만들어보고 츄러스도 만들어보고 별별 것들을 만들고 기획하며 어떤 메뉴가 노티드의 차세대 무기로 떠오를지 고민했다.


    그러다 도달한 도착지가 바로 도넛이다. 다운타우너는 미국식 햄버거를 판매하고 리틀넥은 미국식 백반(가정식)을 표방한다. 그렇다면 우리 회사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미국식’이 아닐까? 그럼 가장 미국스러운 디저트는 무엇일까? 베이글? 도넛? 여러 가지를 고민하던 중 먹고 바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단맛이 강조된 도넛이라는 결론에 이르렀고 그때부터 도넛을 테스팅하기 시작했다.


    처음 대표와 난 길티한 스타일에 글라이즈 도넛이나 엄청 단 도넛을 상상했다. 그러나 당시 노티드 총괄 셰프의 손에서는 그런 도넛이 나오지 않았고 생각보다 아담하고 생각보다 덜 단 도넛만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것 때문에 처음에는 개발에서 서로 의견충돌이 많았다. 나와 대표는 더 달고 크고 죄스러울 정도의 미국적인 도넛을 개발해달라 말했고 셰프는 한치의 물러섬 없이 지금의 것이 사람들이 더 좋아할 스타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게 계속 먹다 보니 셰프의 말이 조금씩 설득력 있게 들리기 시작했다. 원래 던킨이나 크리스피 도넛을 하나도 못 먹던 내가 노티드 도넛은 2개까지 먹을 수가 있었으며 그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적당한 사이즈와 적당히 단맛 덕분에 생각보다 많이 먹을 수 있었던 것이다. 거기에 조금은 양보해 셰프의 도넛을 차용하고 우리 스타일의 크림들을 개발할 것을 요청해 가짓수를 늘려놓고 보니 하나하나 맛있고 적당히 작아 하나만이 아닌 여러 개를 먹을 수 있는 도넛이 완성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담을 박스를 제작하게 되었다. 당시 대표의 아내가 육아를 하며 집에서 디자인했다. 첫째 아이가 가장 좋아하던 노란색을 바탕으로 매장이 힘들어 우울하던 우리와 이걸 먹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고 싶다는 모두의 마음을 담아 행복을 담은 박스를 주제로 디자인했다. 행복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 중 웃는 얼굴에 입가의 크림을 혀로 핥아 먹는 형태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당시에는 이것을 대단한 로고화하려 만든 게 아니었다. 박스에 메시지를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담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고안한 이미지인데 훗날 노티드의 시그니처 로고인 스마일 로고로 자리 잡게 되었다.


    브랜드의 콘셉트를 전달하는 방법

    당신은 언제 가장 행복한가? 내가 했던 가장 성공적인 브랜딩의 전략과 방식은 이 고민에서 출발하였다. 행복을 전하는 박스로 노티드박스를 만들고 나서부터 나의 브랜딩과 마케팅 방법이 매우 중요해졌다. 아무리 우리가 엄청난 정성과 애정을 넣어 만든 도넛과 박스라 할지라도 단순하게 “행복을 사가세요!” 한들 과연 누가 공감하고 이 박스를 살까?


    어떻게 하면 디저트와 박스에 담은 행복이라는 마음을 고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을 계속해서 하던 나는 그럼 스스로 내가 행복할 때가 언제일까를 떠올리게 되었다.


    그러다 떠오른 것이 바로! ‘크리스마스’이다. 포근하고 따뜻하고 풍요로운 분위기랄까? 크리스마스는 왠지 모를 힘을 갖고 있는 느낌이었다. 왜 크리스마스가 행복한지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한 끝에 떠오른 것은 결국 ‘선물’이었다. 크리스마스는 내 생일을 제외하고 우리가 어릴 때 선물을 한 번 더 받을 수 있는 날이었으니까.


    ‘내가 선물에서 느꼈던 행복을 노티드박스를 받는 사람들이나 주는 사람들이 느끼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이어졌고 그때부터 노티드박스에 선물이라는 인식을 만들어주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노티드박스의 비밀

    그때 내가 실행했던 전략 아닌 전략이 바로 ‘2박스’였다. 나름 홍보대행사에 패션회사를 거치고 인플루언서라긴 부끄럽지만 다양한 브랜드에서 선물과 마케팅 요청도 받아본 나는 뭔가 야박하게 주는 브랜드들이 그렇게 달갑지 않았다.


    만약 도넛을 1박스 주며 “해시태그는 이렇게 쓰고 도넛 맛은 각각 다 어떻고 첫 장은 박스, 두 번째부터는 도넛 맛별로 올려주세요.”라고 했다면 선물 받은 사람들이 과연 이걸 선물로 느꼈을까? ‘고작 도넛 몇 개 주면서 엄청 부려먹네?’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내가 생각한 선물을 받는 행복과 주는 행복을 어떻게 전하면 좋을까? 음식이라는 가벼운 선물은 이런 고민을 더욱 심플하게 만들어주었다.


    선물을 줄 때 포스팅을 부탁하지도 않았으며 가이드조차 없었다. 그냥 의미 그대로 선물로서 맛있게 즐기고 행복하고,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우리에게 알려달라 정도였으며 정말 마음에 들면 SNS에도 자유롭게 올리라고 했다. 그리고 가장 핵심은 2박스씩 선물했다는 것이었다. 물론 처음에는 종종 2박스를 못 챙긴 날들도 많았다. 그런데 2박스를 되도록 챙겨주려 했던 이유는 이랬다.


    먹는 도넛이 아니라 선물로 기억할 수 있도록

    우선 첫 번째 박스는 내 초대로 온 그 사람을 위한 선물이고 남은 한 박스는 오늘 집으로 가든 아니면 오후에 친구나 연인을 만나든 다른 사람에게도 선물해주란 의미였다. 결국 처음에 2박스를 받는 사람은 받는 기쁨과 주는 기쁨을 모두 누리게 된다. 선물이라는 것은 받는 기쁨도 있지만 주는 기쁨도 엄청나다. 그 순간, 브랜드에 대한 이해와 목적이 단순히 도넛을 먹고 싶어 소비하는 브랜드가 아닌 집들이나 연인을 위한 작은 선물 또는 친구의 생일이나 축하하는 자리에 들고 갈 부담스럽지 않은 선물로서 포지셔닝하게 된다.


    그리고 내가 선물 준 친구에게 선물 받은 또 다른 사람은 이 도넛을 홍보해야 하는 일말의 부담이 아닌 정말 아무 연관 없이 친구에게 받은 고마운 선물이 된다. 그래서 처음에는 내가 선물한 지인이나 인플루언서보다 그들이 선물한 사람들의 태그나 글들이 더 많이 올라왔다. 이런 점은 내 전략이 잘 맞아 들어가고 있단 증거이기도 했다. 결국 이런 전략은 예상치 못한 성공으로 돌아왔다.


    자신을 위한 소비에 대한 객단가와 선물로 치환해 환산되는 객단가의 수준과 범위가 엄청나게 달라지는 것이다. 실제로 노티드가 어느 정도 유명해진 다음부터는 노티드 청담의 경우 주에 1회 정도는 오픈과 동시에 혹은 사전 단체 예약으로 100박스를 주문하는 사람도 많았다.



    브랜드의 더 높은 성장을 바란다면

    콜라보할 때 주의할 것

    반전을 줘야 한다

    콜라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은 시대다. 10년 전만 해도 ‘콜라보레이션’이라는 단어는 패션 브랜드들에서나 진행하는 작은 유행 같은 이야기였다. 당시 콜라보 트렌드는 서로 다른 스타일과 문화를 소개하던 션 브랜드들이 협업해 생각지 못한 조합을 만드는 스타일이 유행이었다. 예를 들어 유니클로와 질샌더의 +J 콜라보라든지, 슈프림과 루이비통의 파격적인 콜라보처럼 타깃과 문화가 다르던 브랜드가 만나며 시장에서 새로운 재미와 흥미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 둘이 만났다고?

    콜라보레이션의 탄생은 아마도 서로 없던 부분을 채워주며 더 좋은 상품 또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중요할까? 나는 없던 것을 채운다는 부분에 집중하고 싶다. 그리고 이 부분을 어떻게 채워주냐에 따라 고객들에게 내 브랜드가 더욱 신선하고 지루하지 않은 브랜드로 포지셔닝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역할은 신제품이나 새로운 프로모션 또는 리브랜딩을 통해서도 할 수 있지만 가장 단시간에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전략이 바로 콜라보이고 이를 통해 ‘새로움’ 즉 내 브랜드에 기대하는 모습에 생각지 못한 반전을 준다면 더 매력적인 브랜드로 포지셔닝할 수 있는 것이다.


    슈프림과 루이비통의 콜라보를 자세히 이야기해 보려 한다. 스케이트보드나 타며 사고나 치던 문제아들이 입는 ‘슈프림’이란 브랜드와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2017년 콜라보를 했던 사례이다. 사실 슈프림이 자신들이 만들어 파는 스케이트보드 데크(판)에 루이비통의 심볼인 모노그램을 무단 도용해 만들어 팔다 루이비통에게 고소를 당하며 두 브랜드의 사이는 안 좋은 것으로 보였다. 물과 기름처럼 하이엔드 브랜드와 스트릿 브랜드는 섞일 수 없다는 인식까지 만들어 주었다. 신기하게도 그런 소송 이후 몇 년 만에 두 브랜드가 진짜 협업해 보드데크는 물론 각종 의류와 다양한 굿즈들을 출시하게 된 것이다.


    당시 시장은 정말 뜨거웠다. 절대 함께하지 못할 것이란 브랜드들의 협업에 놀라기도 했지만 모두가 은근히 바라고, 기대하던 판타지의 영역을 건드려줬다고 할까? 결국 이런 새로움은 두 브랜드를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 루이비통은 지루하고 따분한 브랜드가 아닌 젊고 힙한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가 되었고, 슈프림은 철부지 어린 말썽꾸러기나 입을 법한 브랜드에서 명품과 나란히 서는 주목받는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게 되었다. 그들은 시장에서 뻔한 것이 아닌, 어렵지만 모두가 상상하며 반전을 가져올 새로움을 찾아냈고, 콜라보라는 장치를 통해 성공적으로 테스트해봤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루이비통은 당시에도 이미 주류가 스트릿 문화로 흘러가고 있었음을 알았던 것 같다. 요즘 루이비통의 컬렉션을 보면 스트릿 브랜드나 껄렁한 브랜드에서나 내놓던 힙합바지, 야구모자, 스니커즈 등 명품에서 ‘이런 게 나온다고?’ 싶을 정도의 다양한 제품들이 컬렉션을 채우고 있다. 그런데 신기한 건 더 비싸지고 있음에도 연일 매출은 더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는 이것이 새로움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브랜드는 매번 브랜딩을 통해 새로움을 만들기를 갈망한다. 하지만 그게 맞는 길인지 두렵기도 하다. 이럴 때 콜라보라는 장치를 통해 전혀 다른 시장과 새로움에 대한 파일럿을 해본다면 어떨까? 색이 다른 브랜드를 붙여 우리 색이 아닌 모습을 보여주고 우리 고객들의 반응을 본다면? 더 나아가 다른 색의 고객들이 우리 브랜드를 알고 경험하게 될 기회가 되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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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