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청 도서요약
   국내도서 요약 

코카콜라는 어떻게 산타에게 빨간 옷을 입혔는가?

저   자
김병도
출판사
21세기북스
출판일
2003년 09월







  •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관리하는 비용이 감소하고, 소비자와 접할 수 있는 채널의 수가 다양화되면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은 좋아지고 있다. 그러나 과연 확신을 갖고 추진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 무엇인지, 또 수행한 마케팅 전략이 어느 정도의 효과를 내는지 알 수가 없다. 책은 이러한 마케팅 위기의 시대, 기업의 마케팅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기업 경영자들과 마케팅 담당자를 위해 6가지 마케팅 패러다임을 소개한다.



    코카콜라는 어떻게 산타에게 빨간 옷을 입혔는가?


    1장 마케팅 환경변화와 CRM
    고객을 잡아두는 새로운 방법

    나는 외국도서를 많이 구입하는 편이다. 책을 사놓고도 제대로 못 읽다 보니 아마존에서 같은 책을 다시 사는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아마존에 들어가 어떤 서적을 사겠다고 클릭했더니 아마존은 "2년 전에 똑같은 책을 아마존에서 구입했으니 당신의 서가를 한번 확인해보고 사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게 아닌가? 확인해봤더니 그 책이 정말로 있었다. 나는 책 주문을 취소했다. 그 날 아마존은 내게 주의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30달러를 손해보았다.


    인터넷 서점은 일반 오프라인 서점과는 달리 높은 브랜드 로열티를 유지하기가 매우 어렵다. 클릭 한 번으로 다른 서점으로 옮겨가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신 인터넷 서점은 저렴한 비용으로 고객의 구매 이력을 기록하고 분석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아마존의 경쟁력은 수많은 고객의 구매 이력 데이터이다. 만약 아마존이 이런 정보를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고객은 굳이 아마존에서 서적을 계속 구매할 이유가 없다.


    아마존은 그 날 나에게 주의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30달러의 손해를 보았지만 나를 충성고객으로 만들어 장기적으로는 더 큰 이익을 볼 수 있었다. 아마존은 고객의 일생가치를 극대화하는 마케팅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고 이를 실현하는 보기 드문 기업이다.


    마케팅 이노베이션 머신, 아마존
    1994년 창립 이후 아마존은 수많은 마케팅 이노베이션과 함께 인터넷 판매의 표준을 제시하며 전체 소매산업을 새롭게 정의해왔다. 아마존의 2002년 매출액은 39억 3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50조 원에 달하며, 2000년의 브랜드 가치는 45억 달러로 세계에서 48번째로 가치가 높은 브랜드가 되었다.


    아마존을 창립한 제프 베조스는 1990년대 초반 인터넷의 등장에 매료됐다. 그는 앞으로 인터넷을 통한 판매가 급증하리라고 예상되는 20여 개의 제품군을 선정해 평가했다. 최종적으로 고른 것은 서적이었고 곧 인터넷 서점을 열었다. 현명한 결정이었다. 서적은 종류가 엄청나게 많아 아무리 큰 서점이라도 모두 진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대형서점을 방문한 고객이 자신이 원하는 책을 빨리 찾기도 어렵다. 아마존은 전통적 서점이 가지고 있는 공간적 제약이 없기 때문에 진열서적의 수를 무한대로 늘릴 수 있고, 고객은 검색기능을 이용해 원하는 서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또 서적은 표준화된 제품이기 때문에 인터넷 서점에서 구매하든 서점에서 구매하든 최종적으로 고객 손에 쥐어지는 제품은 동일하다. 인터넷 구매가 특별히 불리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베조스는 아마존 고객에게 전통적 서점에서는 누릴 수 없는 가치와 경험을 주기 위해 웹사이트 시스템, 고객 서비스 조직, 지불처리 시스템, 창고 및 주문처리 등 인프라 구축에 8억 달러를 투자했다. 고객은 하루 24시간 1년 365일 휴일이 없는 서점 아마존에 들어가 310만 종의 책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책을 눈깜짝할 사이에 찾을 수 있다. 주문과 결제도 아마존이 특허를 낸 "원클릭 서비스"를 이용해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가능하다.


    고객맞춤형 웹사이트의 개념을 처음 창안한 것도 아마존이다. 고객이 아마존에 접속하면 아마존은 고객의 컴퓨터 IP주소를 인식해 어느 고객인지를 알아차린다. 아마존은 고객의 구매이력을 분석해 그 고객이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몇 권의 책을 추천하기도 하고, 고객이 어떤 책을 클릭하면 그 책을 구매한 사람들이 다른 책은 무엇을 많이 구매했는지도 알려준다. 책의 간략한 내용이나 전문가의 서평, 다른 아마존 고객의 서평도 볼 수 있다.


    1998년 6월 아마존은 온라인 음반시장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했다. 아마존은 3개월 만에 1440만 달러의 판매고를 올려 2년 동안 온라인 음반시장 1위를 지켜온 시디나우의 판매고를 넘어섰다. 음반에서의 성공에 고무된 아마존은 곧 비디오 및 DVD, 장난감, 전자제품, 소프트웨어, 주방용품, 휴대폰, 무선 서비스 등으로 판매제품 영역을 확대했다. 또 영국, 독일, 일본 등 해외로 진출하는 지역적인 확장도 시도하고 있다.

    아마존의 미래가 밝은 것만은 아니다. 많은 월 스트리트의 기업분석 전문가들은 연간 4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도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아마존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이다. 아직은 아무도 아마존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아마존 전체 매출에서 반복 구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80%이고 이는 차츰 증가하는 추세다. 아마존에서 구매한 경험이 있는 대부분의 고객이 다시 아마존을 찾는다는 얘기다. 고객의 눈으로 볼 때 아마존의 미래는 밝다.


    CRM을 정착시킨 세 가지 마케팅 환경변화
    마케팅 연구자들은 오래 전부터 기업의 장기적 이익극대화를 위해서 시장을 세분화해야 하고 장기적인 마케팅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들은 시장을 세분화하고 각 세분시장에서 마케팅 활동을 차별화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추가이익을 이론화했으며 더 구체적이고 정교한 차별화 전략도 개발했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세분화 및 차별화로부터 얻는 추가이익보다 세분화 및 차별화를 하는 데 필요한 추가비용이 더 커서 현실화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장기적인 마케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최근 마케팅 환경의 변화가 이 모든 것을 바꾸어놓고 있다. 마케팅 연구자들이 오랫동안 꿈꾸던 마케팅 유토피아가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한 것이다.


    CRM을 현실적인 이론으로 만든 첫 번째 환경 변화는 소비자 욕구의 변화다. 소비자의 욕구는 다양해졌다. 만약 표적시장을 구성하는 소비자 욕구가 모두 동일하다면 모든 고객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매스마케팅이 효율적인 마케팅 방법론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의 욕구가 다양해질수록 마케팅 활동을 고객별로 차별화하자는 CRM 접근법이 설득력을 가지게 된다.


    둘째, 정보통신비용의 급격한 하락으로 개별 고객의 수요관련 정보를 저렴한 비용으로 수집, 축적,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CRM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고객 개개인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축적해야 한다. 각 고객이 어떤 제품을 선호하는지, 가격민감도는 어떠한지, 어떤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선호하는지, 어떤 유통채널에서 주로 제품을 구매하는지, 그리고 이들 선호도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등 상세한 고객정보를 오랜 기간 축적했을 때 CRM은 그 위력을 발휘한다.


    셋째, 인터넷 등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및 판매 채널의 등장으로 CRM을 수행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이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 아무리 방대한 고객정보를 축적하고 있다 할지라도 고객별로 차별화된 마케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너무 크다면 CRM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다. 요즘 인터넷 업체들은 고객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인별로 차별화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장 브랜드 사이언스
    코카콜라는 어떻게 산타클로스에게 빨간 옷을 입혔는가

    산타클로스가 크리스마스의 주연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미국에서이다. 미국에 성 니콜라스와 관련된 전설이 소개된 것은 네덜란드에서 이민 온 사람들을 통해서였다. 미국에서는 19세기에 이르러 산타클로스의 이미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1822년 치과의사였던 클레멘트 무어는 "성 니콜라스의 방문"이라는 시를 발표하는데, 여기서 산타클로스는 크리스마스 전날 선물을 주러 다니는 요정을 닮은 사람으로 묘사되어 있다. 당시 산타클로스는 굴뚝을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사람이었다. 이런 산타클로스의 모습을 뚱뚱하게 바꿔 놓은 사람은 「하퍼스 위클리」지의 전속 만화가였던 토머스 내스트다. 그는 산타클로스가 북극에서 사는 것으로 만든 사람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항상 웃는 모습의 뚱뚱한 산타 할아버지는 코카콜라의 상상에서 나왔다. 코카콜라는 엄격하고 근엄한 산타를 따뜻하고 인자하게 바꾸어 놓았다. 산타에게 코카콜라를 연상케 하는 흰색 털이 달린 빨간색 외투를 입히고 커다란 벨트를 채운 것도 코카콜라였다. 1920년대 코카콜라는 겨울 콜라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고심하던 중 겨울 이미지에 잘 어울리는 산타를 광고 캠페인에 등장시키기로 했다. 초기 광고에서는 선물 배달 후 코카콜라 한 잔을 마시며 쉬는 산타의 모습을 강조했다. 후에는 어린이들이 선물배달로 피곤한 산타 할아버지를 위해 코카콜라를 양말 옆에 준비해두어 산타를 기쁘게 한다는 이미지를 전달했다.


    특별한 기념일을 제품과 연결시키는 것은 전형적인 마케팅 기법이다.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할로윈, 부활절 등 기념일마다 등장하는 사탕이나 초콜릿이 그 예다. 그러나 이 중에서 역시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코카콜라의 산타 광고이다. 코카콜라는 "크리스마스=산타클로스"이고 "산타클로스=코카콜라"라는 이미지를 세계 소비자의 마음 속에 심었다. 크리스마스가 코카콜라의 것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펩시콜라는 크리스마스 때만 되면 우울하다.
     
    2위 기업 펩시콜라의 마케팅
    펩시는 2인자가 어떻게 마케팅을 해야 하는지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기업이다. 이것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기업으로 평가받는 코카콜라와 100년간의 전쟁을 치르면서 얻은 대가이다. 코카콜라의 브랜드 가치는 690억 달러로 세계 1위이다. 반면 세계 44위인 펩시콜라의 브랜드 가치는 코카콜라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62억 달러이다. 그러나 2003년 「포춘」지에 의하면 코카콜라의 연간 매출은 196억 달러로 92위였던 반면, 펩시콜라는 콜라 외 사업부의 매출 덕택에 251억 달러로 62위로 평가되었다.


    1950년에 코카콜라의 탄산음료수 시장 점유율은 47%인 반면 펩시는 10%였다. 아직 펩시는 코카콜라에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었다. 펩시콜라가 건실한 기업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것은 1950년 코카콜라 마케팅 임원이었던 알프레드 스틸을 펩시의 최고경영자로 영입하면서부터이다. 코카콜라는 특히 식당판매에서 강세를 보였기 때문에 스틸은 보틀러(도매상)를 통한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등 유통채널의 성장과 함께 펩시콜라의 판매 신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스틸은 또한 6온스의 일인용 탄산소다음료 일색인 시장에 가정용 소비를 표적으로 26온스짜리 대형 펩시콜라를 도입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펩시가 코카콜라를 위협하기 시작한 것은 1963년 도널드 켄달이 펩시콜라의 최고경영자가 되면서부터이다. 천부적인 세일즈맨이었던 켄달은 당시 닉슨 부통령이 흐루시초프 소련 수상을 만나는 자리에서 흐루시초프로 하여금 미국에서 만든 펩시콜라와 소련에서 만든 펩시콜라를 시식, 비교해보도록 했다. 이 사건으로 순식간에 펩시콜라를 세계 소비자에게 널리 알릴 수 있었고 켄달 자신은 전설적인 세일즈맨으로 부각되었다.


    켄달이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해부터 "펩시 제너레이션"이란 광고 캠페인이 시작됐다. 코카콜라를 먹으면서 자란 구세대는 어차피 코카콜라에 길들여져 펩시를 마시도록 설득하기 어려우니 젊은 미래 소비자에게 펩시의 운명을 걸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광고는 무엇을 먹느냐가 어떤 사람인가를 표현하는 것이고, 펩시를 마시는 사람은 젊고 활동적이고 진취적인 사람이라고 알렸다. 이 캠페인 덕택에 펩시콜라는 코카콜라와의 시장점유율 격차를 2대 1로 줄일 수 있었다.


    1975년부터 시작된 "펩시 챌린지" 캠페인 또한 효과적이었다. 텍사스 댈러스에서 시작된 펩시 챌린지는 일종의 블라인드 테스트로,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보여주지 않고 펩시콜라와 코카콜라 중 맛이 좋은 콜라를 선택하도록 하고 이를 몰래카메라로 촬영하여 광고에 활용한 것이다. 결과는 펩시의 승리였다. 소비자의 52%는 펩시에, 나머지 48%는 코카콜라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광고 후 이 지역에서의 펩시 시장점유율은 6%에서 14%로 수직 상승했다. 펩시 챌린지 덕택에 1979년 펩시콜라는 미국 슈퍼마켓 판매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코카콜라를 앞지르게 된다.


    초조해진 코카콜라는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소비자들이 단순히 맛을 기준으로 콜라를 선택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코카콜라는 2년에 걸쳐, 400만 달러를 들여 새로운 제조법을 개발했다. 맛은 더 나아졌단 결과가 나왔지만, 100년 동안 바뀌지 않던 코카콜라의 맛이 바뀌자 충성고객들이 심하게 반발했다. 코카콜라 본사는 하루 평균 5000통의 소비자 항의전화를 받았고 극성 소비자들은 옛날 코카콜라 사재기를 하기에 이르렀다. 뉴욕증권거래소의 코카콜라 주식은 곤두박질치고 펩시의 주식은 치솟기 시작했다. 결국 코카콜라는 "코카콜라 클래식"이란 이름으로 예전 맛의 코카콜라를 다시 판매하기로 결정했고, 시장점유율과 주식가격 역시 안정을 되찾았다.


    소비자가 사랑한 것은 코카콜라의 맛이 아니라 코카콜라의 이미지와 역사였다. 마찬가지로 펩시 챌린지 캠페인이 성공한 이유는 펩시의 맛 때문이 아니라 펩시 챌린지가 전달하는 펩시의 진취적이고 당돌한 이미지 때문이었다.



    3장 끊임없는 테스트를 통한 학습
    캠벨 농축수프의 진열방식 연구사례

    나는 1989년 시카코 대학에서 도미닉스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약 2년 동한 수행된 도미닉스 프로젝트는 시카고 대학이 일군의 기업을 설득해 발주한 산학협동 연구 프로젝트였다. 미국 생필품 시장을 대표하는 코카콜라, 펩시콜라, 크래프트, 필립모리스, P&G, 콜게이트, 쿠어스 맥주, 제너럴밀스 등 17개 제조업체가 연구비를 지원하고, 시카고 도심 지역에 90개의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도미닉스 체인점이 실제 실험공간과 데이터를 제공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캠벨은 1869년 설립된 미국 식품회사이다. 캠벨이 오늘날 연간매출 61억 달러의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1897년 수프에서 물을 뺀 "농축수프"가 개발되었고 수프의 포장, 운송, 저장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인 캠벨의 농축수프는 곧 세계 수프산업을 석권했다.


    도미닉스 프로젝트에서는 캠벨 농축수프의 진열방법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당시 농축수프 시장에서 거의 독점기업이었던 캠벨은 치킨누들, 토마토 등 60여 종류의 농축수프를 슈퍼마켓에서 판매하고 있었다.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모든 캠벨 농축수프의 포장은 수프 종류를 구분하는 이름 외에는 동일한 디자인을 따르도록 했다. 슈퍼마켓 진열대에 이들 60여 종의 수프를 진열하는 전통적인 방법은 인기가 높은 종류의 수프는 소비자의 눈에 잘 띄는 곳에, 잘 팔리지 않는 수프는 소비자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진열하는 것이었다.


    소비자는 캠벨의 농축수프 진열방식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고 많은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수프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리고 일부 소비자는 자신이 원하는 수프를 찾지 못했을 때 아예 수프를 구매하지 않았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종류의 수프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진열하면 매출과 이익 증대를 기대할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영어사전식 진열방법을 권했다.


    우리는 이 가설을 슈퍼마켓에서 직접 검증해보기로 했다. 도미닉스가 운영하는 슈퍼마켓 중 10개 점포를 무작위로 선정해 캠벨 농축수프를 영어사전식으로 진열했고 무작위로 선정된 다른 10개 점포에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수프를 진열했다. 그리고는 1년 동안 캠벨 농축수프의 판매 및 이익 추이를 관찰했다. 테스트 결과 영어사전식 진열방식은 전통적 진열방식보다 평균 5% 정도 판매 및 이익 증진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판매신장의 원인은 소비자가 많이 찾지 않아 아래쪽에 진열되던 수프의 판매가 호전되었기 때문이었다.


    캐딜락을 위기에서 구한 관찰력
    캐딜락은 1903년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GM의 고급 자동차이다. 캐딜락은 사업 초기부터 시장에서 최고급 자동차라는 명성을 얻기 위해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했다. 연구개발에 엄청난 비용을 쏟았기 때문에 1921년 캐딜락의 자동차 가격은 미국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비싼 5690달러였다. 당시 포드의 모델T 가격이 355달러였던 것을 고려하면 캐딜락은 보통 사람들은 엄두도 낼 수 없는 고급 승용차였다.


    1928년 4만 1172대였던 캐딜락의 연간 판매량은 미국 대공황으로 1933년에는 6736대로 곤두박질쳤다. GM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할 수밖에 없었고, 창사 이후 한번도 이익을 낸 적이 없던 캐딜락은 당연히 구조조정 1순위였다. 이때 캐딜락의 유지수리 서비스를 책임지던 중견관리자 드레이스타트가 혁신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캐딜락의 표적시장은 고소득층이었고 구체적 전략 중의 하나가 흑인에게는 캐딜락을 판매하지 않는 인종차별정책이었다. 그런데 이런 차별에도 불구하고 캐딜락 유지수리 서비스를 찾는 고객들 중에는 흑인들이 많았다. 이들은 권투선수, 가수, 의사 등 소수 엘리트 흑인으로 소득만으로 보면 충분히 캐딜락을 구매할 수 있는 소비자였다. 이들은 자신의 소득에 어울리는 신분의 상징을 원했지만 당시 암묵적인 인종차별로 부자 주택가에 살 수도 없었고 일류식당에서 식사를 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런데 캐딜락의 경우 수백 달러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백인을 내세워 구매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제안을 받아들인 1934년 캐딜락 판매는 무려 70%나 성장해 손익분기점을 처음으로 넘어서는 쾌거를 이루었다.  
     


    4장 제휴마케팅
    시디나우의 제휴마케팅

    시디나우는 1994년 제이슨 오림과 매튜 오림이라는 쌍둥이 형제가 창립한 음악CD를 판매하는 온라인 사이트다. 시디나우는 1999년 음악관련 최대 온라인 브랜드로 성장했고 하루 방문객 70만 명을 돌파해 방문객 수에서 세계4위의 쇼핑사이트가 되었다. 오림 형제는 초창기에 시디나우를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배너광고를 이용했다. 그러나 그들은 노출횟수 기준으로 광고비를 청구하던 인터넷 배너광고의 관행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시디나우 배너광고에 노출된 고객 중 도대체 몇 명이나 시디나우를 방문하는지, 그리고 방문한 고객 중 몇 명이나 구매하는지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것이다.


    보다 경제적인 광고방식을 찾기 위해 고민하던 이들 형제는 게펜 레코드 회사와 새로운 방식의 제휴마케팅을 시도했다. 게펜 레코드는 자신과 계약을 맺고 있는 음악가와 그들의 음반을 선전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해놓고 있었는데, 게펜 레코드 사이트를 방문해 바로 음반을 구매하고 싶어하는 팬들이 꽤 있었다. 당시 게펜 레코드는 소속 음악가의 음반을 음반 소매점에 도매로 판매하고 있었지만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한 적은 없었다.


    방법은 아주 간단했다. 게펜 레코드 사이트에 방문한 팬은 음반구매를 원하면 시디나우의 배너를 클릭해 음반을 구매할 수 있었다. 시디나우는 공짜로 신규고객을 확보하고 게펜은 자신이 직접 수행하고 싶지 않은 음반 소매판매를 시디나우에서 대행해주기 때문에 게펜을 방문한 팬들을 만족시키고 음반판매량도 증대시킬 수 있었다.


    이런 제휴마케팅 프로그램을 "바이웹"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처음에는 배너 링크를 만들어 놓기만 하다가 1995년부터는 수익공유라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바이웹은 몇 번 이름이 바뀌긴 했지만 핵심 아이디어에는 큰 변화가 없다. 1999년 시디나우는 25만의 제휴 파트너를 확보했고 이들로부터 창출되는 매출이 전체 매출의 40%에 이르렀다. 시디나우의 제휴 프로그램에는 배너광고와 같은 불확실성이 없다. 이 제휴 프로그램은 판매액에 대해서만 일정 비율의 커미션을 지불하는 마케팅이기 때문이다. 얼마 되지 않아 아마존을 비롯한 많은 인터넷 쇼핑사이트들이 시디나우의 제휴 프로그램을 모방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시디나우의 제휴프로그램이 인터넷 상에서 신규고객을 창출하는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5장 제품 및 서비스 개념의 확장
    백화점이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이유

    2001년 6월 30일을 기해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의 셔틀버스 운행이 법으로 금지되고 이를 어길 경우 형사처벌을 받게 되었다. 정부가 나서서 셔틀버스 운행을 금지한 것은 재래시장의 영세상인과 지역 운수업체를 활성화한다는 취지에서였다. 그러나 많은 소비자는 셔틀버스 중단으로 불편을 느끼고 있고 유통업체는 매상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불만이다. 그리고 일부 유통업체는 부설 스포츠센터 회원운송 등을 내세워 셔틀버스를 편법으로 운행하면서 실제로는 쇼핑을 유도하고 있다.


    백화점을 다양한 제품을 진열, 판매하는 곳이라고 정의한다면 백화점의 셔틀버스 운행은 백화점의 주요 영업활동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백화점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고객에게 만족스러운 구매경험을 제공하는 곳이다. 주차공간, 라이브 음악, 친절한 엘리베이터 도우미의 미소, 백화점 카드를 통한 할부금융, 무료배달 서비스, 화려한 휴식공간, 용이한 반품 등을 통해 소비자는 백화점을 체험하고 평가한다. 백화점 소비자의 구매 경험은 핵심 제품과 서비스 구매뿐 아니라 여러 부가 서비스들로 구성되어 있다. 즉 현대 마케팅 이론에 따르면 백화점은 고객에게 제품 및 서비스와 관련된 모든 경험을 판매하는 장소이다.


    유통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셔틀버스 한 대를 운행하는 데 연간 5000만~60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하고 각 점포는 평균 15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한다. 연간 7억~8억 원의 비용을 지불하면서 무료 셔틀버스를 고객에게 경쟁적으로 제공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무료 셔틀버스는 우리나라 백화점 소비자의 구매경험 만족도를 증진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무료 셔틀버스를 제공하면 매출이 눈에 띄게 늘기 때문이다.


    백화점이 무료 셔틀버스를 제공하지 못하게 한 법률은 분명 헌법에 명시된 영업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기 때문에 위헌의 소지가 있다. 제품 및 서비스 구매를 총체적 고객경험으로 이해하는 현대 마케팅 이론의 틀로 보면 셔틀버스는 백화점의 주요 영업활동이다. 몇몇 백화점들이 왜 편법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료 셔틀버스에 집착하겠는가? 우리나라와 같이 교통 및 주차여건이 열악한 나라에서는 셔틀버스가 백화점이 제공하는 그 어떤 서비스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고객이나 백화점 입장에서 보면 셔틀버스나 주차장도 고객의 구매경험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이다. 그리고 현대 마케팅에서는 이들 요소들을 어떻게 창의적으로 표현하느냐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6장 다채널 관리
    왜 다채널인가

    우리는 한때 인터넷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했다. 오늘날 대부분 기업경영자는 인터넷이 기존 채널을 대체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인터넷 채널에서의 경험은 기업경영자에게 중요한 교훈을 주었다. 산업을 지배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객에게 다가가야 하고, 고객에게 일관된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는 이들 채널들이 통합, 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환경이 변했기 때문에 더 이상 단일 채널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런 주장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그동안 기업이 소비자에게 경쟁적으로 대체채널을 제시하면서 소비자의 기대수준이 현저히 높아졌다. 은행 등 금융산업에서 일주일 24시간 영업은 이미 표준이 되었다. 오늘날 금융회사는 전통적인 지점 네트워크 외에 인터넷, ATM, 전화 등의 대체 거래채널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둘째, 기업 경영자들이 채널간 시너지 효과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소비자가 신제품 TV 광고를 처음 본 시점에 시험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샘플을 보내면 광고효과가 배가된다는 연구가 있다. 또한 소비자가 처음 제품을 구매한 후 바로 쿠폰 등 프로모션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재구매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업 마케팅 실무자들은 유통 채널 간에도 유사한 시너지 효과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DM을 먼저 발송하고 TM을 실시하면 판매 효과가 배가되는 것이나 판매원 방문 전에 DM을 발송해 획기적인 판매증진 효과를 본 경우가 그 예다.


    셋째, 채널을 통합하고 조정할 수 있는 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했다. 기업의 다채널 전략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각 채널의 운영이 통합되어야 한다. 최근 온라인으로 진출한 일부 소매점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인터넷에서 제품을 구매하고 오프라인 점포에서 제품을 수령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런데 만약 인터넷으로 제품을 구매한 고객이 오프라인 점포에 갔는데 제품 재고가 없다면 문제가 될 것이다. 채널이 통합되지 않은 채 채널의 수만 늘리는 것은 혼란과 갈등을 야기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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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채널 다변화는 선택사항이 아니다. 채널별로 시장소비자를 세분화해 서로의 채널을 침범하지 않던 시대는 끝났다. 채널통합 능력을 가진 강력한 경쟁자는 산업을 지배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채널을 동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소비자 역시 기업이 다양한 채널 옵션을 제공하기를 원한다. 다채널 거래를 하는 소비자가 하나의 채널만을 고집하는 소비자보다 이익이나 구매액도 높고 이탈률도 낮다. 가치가 높은 소비자를 내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다채널로 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